올 2분기 경제 성장률 0.6%… “수출 호조·소비 회복”

2025-07-24     한재희 기자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수출이 증가하고 소비심리 개선에 내수도 개선되면서 올해 2분기(4~6월) 경제가 0.6% 성장했다. 당초 한국은행의 전망치(0.5%)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올해 연간 1%대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분기 -0.2%로 역성장한 이후 한 분기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1.2% 성장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성장이다.

2분기 성장률은 수출과 내수가 끌어올렸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소비와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면서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2022년 4분기(2.3%) 이후 2년 6개월만에 최대 폭 증가다.

수출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면서 4.2% 증가했다. 수입은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3.8% 늘었다.

다만 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2분기 1.5% 감소하면서 5분기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다. 설비투자는 1분기 -0.4%에서 2분기 -1.5%로 감소폭이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과 소비가 좋았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했다"면서 "1분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고, 2분기 트럼프 관세 영향은 시차와 우리 기업의 대응에 따라 제한적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2.7% 성장했다.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 생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부동산업 등에서 늘면서 0.6% 증가했다. 농림어업, 전기가스수도사업, 건설업은 일제히 감소했다.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 기여도가 0.5%포인트로 컸다. 민간소비가 0.2%포인트, 순수출이 0.3%포인트 기여해 투자 부문(-0.2%포인트)의 부진을 상쇄했다. 재고증감에 따른 효과도 0.2%포인트였다. 정부 부문은 0.1%포인트 기여했다.

연간 성장률 1% 달성 여부는 미국의 관세 정책, 국내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변수에 달려있다. 다음 달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관세 유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부과가 이뤄지면 한국 경제는 더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 효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효과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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