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시대 앞두고…보안 기술도 새 판 짠다

2025-07-28     홍주연 기자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비해 보안 기술의 판이 바뀌고 있다. 지금 쓰는 대부분의 암호 기술이 양자컴퓨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서다. 보안업계는 이를 막을 수 있는 ‘양자 내성 보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 챗GPT

28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최근 새로운 암호화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양자컴퓨터도 뚫지 못하는 ‘포스트 양자 암호(PQC)’ 기술을 가상 키패드에 적용한 방식이다. 화면을 찍거나 키보드 입력을 추적하는 기존 해킹 방법도 막을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보안 솔루션 ‘터치엔 엠트랜스키’에 적용됐다. 회사는 의료 분야에도 PQC 기술을 적용하는 정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엑스게이트는 양자 난수 생성기(QRNG)와 PQC를 결합한 보안 플랫폼 ‘AX-퀀텀(Quantum)’을 개발했다. QRNG는 예측 불가능한 진짜 무작위 숫자를 만들어 해킹을 어렵게 한다. 이 플랫폼은 VPN(가상사설망)에도 적용돼, 민감한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엑스게이트는 이 기술을 국방·교통·공공 시스템에 도입 중이며, 국내 암호화 알고리즘(PQC 4종)도 연내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포티넷도 대응에 나섰다. 운영체제 'FortiOS'에 PQC와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함께 넣어 양자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다양한 암호화 방식과 변환 기술을 함께 제공해 기업들이 기존 시스템을 양자 보안 체계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도 2023년 ‘양자내성암호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2028년까지 주요 분야에 PQC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에너지, 의료, 행정 등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보안 기업들의 기술 상용화도 빨라지는 추세다.

마이클 시에 포티넷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양자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며 “포티넷은 고객이 미래 위협에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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