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많았지만… 키움證, 상반기 순익 5457억 역대 최대
주식 수수료수익 3035억원, 운용손익 2196억원 기록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주식 수수료, 운용손익 등의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둔 결과다.
30일 키움증권은 상반기 연결 순이익이 5457억원으로 전년동기(4770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실적 발표 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서 추정한 4995억원을 9.2% 웃도는 규모다. 분기별로도 올해 1분기 2356억원에서 2분기 3101억원으로 31.6%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2분기 순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부문별(별도)로 보면 수수료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코스피 3000 돌파 등 시장 분위기 호조가 든든한 구원군이 됐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주식 수수료 수익은 3035억원으로 전년동기(2552억원) 대비 18.9% 늘어났다. 국내주식에서 1645억원, 해외주식에서 1390억원을 수취했다.
국내주식 평균 수수료율을 1.5%에서 1.4%로 내렸음에도 해외주식 평균 수수료율을 8.3%에서 8.9%로 높이며 수익 감소를 막았다. 다만 시장점유율(M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키움증권의 리테일 MS는 29.4%로 1년 전(30.4%)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S&T(세일즈 앤 트레이딩)/운용손익 부문도 이익 규모가 컸다. 상반기 운용손익과 배당금·분배금을 합쳐 총 2196억원을 벌었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 1524억원보다 44.1% 큰 규모였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1년 전(1111억원)보다 21.8% 큰 수수료수익 1353억원을 올렸다. 구조화/PF 1116억원, M&A(인수합병) 70억원, DCM(채권자본시장) 158억원, ECM(주식자본시장) 9억원 수준이었다. 도우인시스의 기업공개(IPO) 상장 주관(발행액 448억원),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발행액 1조1000억원), IMM크레딧솔루션의 아워홈 인수금융 대표주선 등이 주요 성과다. 그밖에 신용공여 등 이자손익 3509억원, 기타영업손익 –326억원 등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주식 약정 증가, 해외주식 수수료율 정상화로 주식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 운용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부터 숱한 악재에 시달렸다. 지난 4월 3·4일 이틀 연속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주문체결이 지연되는 전산 오류를 초래하며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바 있다. 접수된 민원만 1만8305건에 달했다.
최근엔 그룹 대주주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에게 ‘대가성 투자’를 했다는 의혹으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되며 특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