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북미 진출 발판… 美 벨로시티 품고 증권업 진출
벨로시티 지분 75% 인수… 인니선 리테일 금융 강화
한화생명이 미국 현지 증권사 지분을 인수하며, 글로벌 증권업에 진출했다. 청산·결제 기능을 갖춘 뉴욕 기반 전문 증권사를 품으면서 북미 자본시장 내 실질적인 금융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31일 한화생명보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0일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벨로시티 클리어링(Velocity Clearing, LLC)의 지분 75%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업에 직접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로시티는 주식·채권 등 금융거래 이후 실제 자금과 자산 이전이 이뤄지는 청산·결제 영역까지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증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6700억원)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은 25%에 이른다.
한화생명은 기존 벨로시티 경영진과 협력해 조기 사업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그룹 내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과 한화AI센터(HAC) 등과 연계해 기술 기반 투자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의 이번 인수에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성장책임자(CGO)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CGO는 최근 글로벌 금융 플랫폼 구축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Lippo Group)'이 보유한 ‘노부은행(PT Bank Nationalnobu Tbk)’ 지분 40%를 인수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자산운용업에 이어 은행업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다.
노부은행은 인도네시아 재계 10위권 리포그룹 계열의 상장 금융사로, 2024년 기준 총자산 약 3조 원을 보유하고 있다. 순이익은 2023년 120억 원에서 2024년 27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총 115개 지점과 1,200여 명의 직원을 통해 리테일 금융에 특화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노부은행 오프라인 채널과 자사의 디지털 금융 기술을 결합해 모바일 중심의 뱅킹 플랫폼을 강화하고, 방카슈랑스 등 채널 간 융합을 통해 동남아 소비자 접점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약 3조원 규모(2024년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역별 금융 환경과 수요에 맞춘 전략적 진출을 통해 글로벌 생태계를 지속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