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LFP·ESS 확대 전략… 中 저가 공세·美 불확실성 돌파구 모색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우리나라 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 엇갈린 실적 속에서 하반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중저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전략축으로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7%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52%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주요한 배경이다.
하반기에는 ESS 및 중저가형 LFP 배터리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ESS 수요 확대에 맞춰, 5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는 17GWh, 내년 말까지는 30GWh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유럽 시장에선 중저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 폴란드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 및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약 6조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하며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9% 줄어든 3조1794억원, 영업손실 39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주요 고객사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고정비 부담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이니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삼성SDI는 북미 합작법인 스텔란티스와의 JV 공장 일부 라인을 ESS 배터리 생산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해당 라인은 10월까지 ESS라인을 구축해, 내년 물량까지 주문을 확보해 해당 라인에서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ESS 배터리는 세액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아울러 각형 LFP 배터리 등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다양한 배터리 케미스트리를 기반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1077억원, 영업손실 6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증가했으며, 영업손실도 크게 줄였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세액 공제(AMPC)로 2734억원의 보조금을 수령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SK온은 올해 ESS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미국 내 다수 고객사와 GW(기가와트)급 규모의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기존 가동 중인 공장 라인의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FP 중심의 중저가 시장과 ESS 수요는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력과 현지 생산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과의 간극을 줄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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