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7 공짜에 차비폰까지”… 시장 과열에 정부 단속 강화

공짜로 사는 플립7·아이폰16·갤S25 현실화

2025-08-04     김광연 기자

8월 들어 일부 휴대폰 판매점이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7과 애플 아이폰16을 ‘공짜폰’으로 판매하는 등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유통 시장 과열을 우려한 정부는 단속을 강화한다. 휴대폰 판매점은 통신 3사와 계약한 대리점과 다시 계약을 맺고 단말기를 유통하는 업체를 뜻한다.

7월 22일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걸린 단통법 폐지 관련 홍보물. / 뉴스1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유통업체가 보조금을 앞세워 플립7과 아이폰16을 시중가보다 싸게 내놓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판매점은 이달 들어 SK텔레콤 번호이동 시 플립7을 무료로 제공한다. SK텔레콤 기기변경 시에는 현금 29만원을 주면 구매가 가능하다.

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비폰’까지 등장했다. 차비폰은 고객이 판매점에서 단말기를 구매하고 오히려 돈을 받는 경우를 뜻한다. 서울 송파구의 한 판매점은 갤럭시S25(256GB)를 SK텔레콤 번호이동 시 차비 21만원, LG유플러스 번호이동 시 27만원을 제공한다. 중랑구 판매점은 아이폰16을 SK텔레콤 번호이동 시 6만원, KT 22만원, LG유플러스 36만원을 지원한다.

통신3사 간 치열한 경쟁의 흔적은 최근 번호이동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2700만 건의 유심 정보를 해킹당한 SK텔레콤은 대대적인 보조금 공세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은 5월 33만817명, 6월 9만8940명, 7월 7만8859명의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 1일 144명, 2일 18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1일 484명, 2일 304명 순감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7월 한 달 동안 3만4001명을 순증했지만 8월 들어 분위기가 꺾였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보조금 경쟁을 조정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시장 과열에 따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14일까지 판매점을 대상으로 사전승낙 요건 및 신분증 스캐너 운영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할 계획이다. 사전승낙제는 유통점의 불·편법 영업을 막기 위해 2015년 도입된 제도다. 유무선 상품을 판매하는 전국 판매점은 KAIT 사전승낙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KAIT는 통신사로부터 이 제도 운영을 위탁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7월 22일 단말기유통법 폐지 이후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이동통신사 및 유통업계와 함께 대응 전담조직(TF)을 꾸리고 주 2회 이상 시장 점검에 나섰다. 방통위는 개통 지연, 가입 제한, 중요사항 미고지, 고가 요금제 강요 등 금지행위 위반에 대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시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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