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생산성 30%↑"…LGD, AI로 품질 높이고 비용 줄이고
LG디스플레이(대표이사 정철동)가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 전략을 가속하며 생산성과 수익성 강화를 추진한다. 회사는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향상시키고, 원가 절감과 체질 개선을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AI 생산체계를 도입한 이후 생산성 향상으로 약 2000억원 이상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뒀다. 자체 AI 어시스턴트 구축을 통해 외부 솔루션 도입 대비 연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도 달성했다. 올해는 AX 혁신 원년으로 삼아 개발·생산·사무 등 전 부문에 자체 개발 AI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설계 AI로 개발 기간 단축…엣지 설계 '1개월→8시간'
LG디스플레이는 개발 단계에서 AI가 최적화된 설계 도면을 제안하는 ‘설계 AI’를 적용했다. 특히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패널 외곽부 설계를 자동화하는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을 6월 개발 완료했다.
이형 디스플레이는 패널 외곽부가 곡면 또는 좁은 베젤로 구성돼, 보상 패턴 설계를 디자인 형태별로 모두 새로 해야 한다. 기존에는 수작업 설계 과정에서 오류·불량이 빈번해 불량 발생 시 처음부터 재설계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한 건의 설계 도면 완성에 평균 1개월쯤 소요됐다.
엣지 설계 AI는 곡면·베젤 구조에 맞춘 패턴을 자동 설계해 오류를 현저히 줄였다. 작업 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했다. 남은 시간은 설계 검증과 품질 향상에 활용돼 도면 완성도의 제고로 이어졌다.
광학 설계 AI로 OLED 색 변동 최적화
광학 설계에도 AI를 도입했다. OLED는 시야각에 따라 색이 변동되기 때문에 최적의 광학 설계안을 찾기 위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이 과정이 5일 이상 소요됐으나 AI가 설계 작성·검증·제안을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면서 8시간 내로 단축됐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품질 향상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패널 기판 설계부터 AI 적용을 우선 확대하고, 향후 재료·소자·회로·기구 설계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OLED 전 공정에 AI 생산체계 적용…품질 개선 기간 '3주→2일'
제조 부문에서는 OLED 생산에 특화된 ‘AI 생산체계’가 핵심이다. 회사는 모바일 OLED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TV, IT, 차량용 등 전 OLED 공정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 공정 도메인 지식을 AI에 학습시켜, 수많은 이상 원인을 자동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품질 개선 기간을 평균 3주에서 2일로 단축했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향후에는 AI가 자체 판단으로 생산성 개선안을 제안하고 단순 장비 조정까지 자동 수행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LG AI연구원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과 결합해 분석·판단 능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사무·지원 부문에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 도입
사무·지원 부문에는 자체 개발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 디스플레이(HI DISPLAY)’의 줄임말로 사람(H)과 AI(I)를 연결하는 LG디스플레이(D) 구성원의 ‘스마트 비서’를 지향한다.
하이디의 두뇌 역할을 하는 LLM은 엑사원을 활용했다. LG그룹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재화한 LLM이기 때문에 보안 안정성이 높고, 외부로의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하이디는 AI 지식 검색, 회의록 작성, 메일 요약 및 초안 작성,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등을 제공한다. 특히 ‘하이디 서치(SEARCH)’는 사내 문서 200만여건을 학습해 품질 표준, 시스템 매뉴얼, 교육 자료, 우수사례 등에 대한 최적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파주 사업장 방문객 등록 절차”나 “공장 가스 밸브 교체 기준” 같은 질문에 즉시 답변한다. 10월에는 이미지 검색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하이디 도입 후 사무직·생산직 평균 업무 생산성은 약 10% 향상됐다. LG디스플레이는 기능 고도화를 통해 3년 내 생산성을 3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외부 AI 어시스턴트 구독 대비 연 100억원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는 “AX를 전사로 확대해 체질 개선과 원가 혁신, 수익성 개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기반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