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대출규제·금리인하’ 이자이익 흔들… 고민 커진 윤호영 대표

카카오뱅크, 2분기 NIM 1%대 연간 NIM도 하향 조정 비이자이익서 돌파구 모색

2025-08-06     한재희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실적호조에도 불구,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진단이다. 대출자산 확대가 소폭에 그치면서 이자이익이 줄었고 금리 하락에 순이자마진(NIM)은 1%대로 떨어졌다. 시장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정책 타격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 글로벌 사업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대출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시장 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여 윤호영 대표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6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카카오뱅크

6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NIM은 1.92%로 전분기대비 17bp 하락했다. NIM이 1%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카카오뱅크 NIM은 그간 고금리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지난 2023년 1분기 2.62%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같은 해 4분기 2.36%를 기록한 뒤 지속 하락 중이다.

권대훈 카카오뱅크 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자산부채비율 하락과 순이자스프레드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자스프레드는 이자수익률에서 이자비용률을 뺀 값으로 이 값이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이자스프레드는 전분기 대비 12bp(1bp=0.0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산과 부채 포트폴리오를 재조성하면서 자산부채비율이 5bp 하락했다. 자산대대비 부채 비율이 낮을수록 건전성은 높아지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운용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연간 NIM 가이던스는 기존 2%에서 1.9%대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하반기 더 강한 대출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대출 자산 확대에 한계가 있고,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도 예상돼서다.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는 윤호영 대표가 꺼내든 하반기 전략은 비이자이익 확대다. 수수료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인데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 유입을 극대화하고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과 함께 다양한 금융서비스 등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광고 수익 확대와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등 신규 상품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나선다. 2분기 플랫폼 수익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6·27 가계부채 대책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22% 감소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자본 시장 활성화에 맞춰 투자 서비스 등 비즈니스 강화도 꾀한다. 제휴사 증권계좌 개설 실적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휴 카드 신청뿐 아니라 카드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 신용카드 서비스 완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신사업 추진은 카카오 계열사와 함께 한다. 윤 대표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함께 그룹 TF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권 CFO는 “아직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전략을 말하긴 이르지만, 그룹 차원의 TF를 구성해 기술·리스크 역량을 검토 중”이라며 “KYC 실명계좌 인증 등 리스크 관리 경험을 실전에 적용해 왔고, 기술 측면에서도 CBDC 1·2단계 사업에 참여해 지급·수납 기능에 대한 실무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성장 전략인 글로벌 사업의 수익 기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서는 SCBX·위뱅크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지난 6월 가상은행 예비인가를 획득, 내년 하반기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10% 지분투주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슈퍼뱅크는 출범 1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지분투자 수익은 아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면서 “AI와 글로벌 시장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