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인데 웹서핑도 못 해"… QoS 낮춘 5G 요금제에 소비자 불만 커져

일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의 데이터 안심옵션(QoS) 속도가 지나치게 낮아 ‘무제한 요금제’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QoS 제도 손질에 착수했다.

QoS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다 써도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한 통신사 서비스다. 하지만 최근 일부 요금제는 이 속도가 400Kbps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영상 시청은 물론 웹서핑조차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올해 초 일부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비슷한 가격대의 5G 요금제를 대안으로 안내했다.

문제는 통신사별로 추천한 일부 5G 요금제가 신규 가입이 중단된 기존 LTE 요금제보다 QoS가 오히려 낮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LTE 일반 요금제인 'band 데이터 퍼펙트'(월 6만5890원)의 가입을 중단하면서 '베이직플러스 30GB업'(월 6만4000원)과 '베이직플러스 50GB업'(월 6만6000원) 요금제를 추천했다. 하지만 QoS가 3Mbps에 달했던 band 데이터 퍼펙트와 달리 베이직플러스 30GB·50GB업은 1Mbps에 그친다. 또 LTE 청소년 요금제인 '0플랜 미디엄'(월 5만원) 가입을 중단하면서 '5G 0 청년 37'(월 3만7000원)과 '5G 0 청년 43'(월 4만3000원) 가입을 추천했다. 하지만 1Mbps을 QoS로 제공하는 0플랜 미디엄과 달리 5G 0 청년 37와 5G 0 청년 43은 400kbps 속도로 제공한다.

KT는 '데이터ON톡 플러스'(월 4만9000원) 요금제 가입을 중단하면서 '5G 슬림 7GB'(월 4만5000원)과 '5G 슬림 10GB'(월 5만원) 요금제를 추천했는데 QoS는 기존 1Mbps에서 400Kbps로 떨어졌다. '순 광대역 안심무한'(월 5만6100원) 요금제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5G 슬림 14GB'(월 5만5000원)과 '5G 슬림 21GB'(월 5만8000원) 가입을 추천했는데 QoS는 기존 3Mbps에서 1Mbps로 내려갔다.

LG유플러스는 'LTE 다이렉트 34.5'(월 3만4500원)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5G 다이렉트 34'(월 3만4000원)을 추천했는데 QoS는 1Mbps에서 400Kbps로 떨어졌다. '추가 요금 걱정없는 데이터 49'(월 4만9000원) 신규 가입을 끝내면서 '5G 슬림+'(월 4만7000원) 가입을 추천했는데 QoS는 1Mbps에서 400kbps로 떨어졌다.

소비자 불만은 거세다. 일반적으로 원만한 동영상 시청을 위해 최소로 필요한 속도는 3Mbps로 알려져 있는데 400Kbps로는 흔한 웹 서핑도 힘들 수밖에 없다. 한 통신사 고객은 "말이 데이터 무제한이지 QoS 400kbps 속도로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이 때문에 통신사 추천에도 기존 요금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고객들이 5G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만큼 특성에 맞춰 QoS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가입 중단한 LTE 요금제 대신 추천한 5G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높였다고도 강조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적당한 가격에 데이터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요금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결국 데이터가 문제다"며 "시중에 고객 니즈를 제대로 채울 요금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불만이 계속 발생한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 이재명 정부도 현행 QoS 손질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직전 "QoS 기반의 전 국민 데이터 안심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상황으로 조만간 구체화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QoS가 3Mbps는 돼야 무제한 요금제라 불리며 400Kbps라면 무제한 요금제라 칭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QoS 손질을 예고했으나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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