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수입 100% 관세 예고…“美 생산 기업만 면제”

2025-08-07     이선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신설하거나 확장하는 기업은 관세에서 면제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애플의 1000억달러(138조원) 규모 신규 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기자들에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거나 건설 중인 기업의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만 해놓고 실제로 진행하지 않으면, 관세를 누적해 부과할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관세 면제 조치가 애플에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앞서 애플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5000억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텍사스, 켄터키 등지에서 새로운 생산 시설과 기존 협력업체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390억달러를 지출하고 1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세웠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 대부분을 인도에서 조립하고,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 등 제품은 베트남에서 생산하며 관세 부담을 줄여왔으나, 이번 면제로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미국 내 생산을 약속하지 않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내 생산 네트워크를 확장한 기업들은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 AMD 등 일부 기업은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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