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준 해시드 대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시민권, 한국이 주도할 기회”

국적은 멤버십, 국가는 플랫폼…“외국인도 디지털로 한국과 연결돼야”

2025-08-07     원재연 기자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K-디지털 시민권' 플랫폼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디지털 신원(DID)을 기초로 전 세계인이 온라인으로 시민권을 발급받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한국 내 자산 결제와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걸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IT조선

김 대표는 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걸음’ 세미나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인증(DID)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K-디지털 시티즌십’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국가와 시민의 관계에 있어서도 사실은 계약적인 관계로 만들어진다라고 보는 게 좀 더 합당하다”며 “국가도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고객을 유치하고 잘 대해줘야 되는 것처럼 좋은 세계 시민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상의 핵심은 DID(탈중앙화 신원 인증)와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ID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KYC가 완료된 외국인에게 디지털 시민권이 부여되고, 이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한국 내 자산에 접근하거나 결제, 투자, 계약 등의 활동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불편 사례를 지적하며, 현재 한국의 공공·생활 인프라가 외국인에게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예컨대 한국 번호가 없으면 배달앱이나 택시 앱 사용이 어렵고, 은행 계좌 개설 역시 복잡한 절차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플랫폼 사례로 김 대표는 UAE의 TAMM과 에스토니아의 e-레지던시를 언급했다. 두 시스템 모두 외국인에게 디지털 기반의 거주 및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UAE는 인구의 90%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정부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적 행정과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K-디지털 시민권 플랫폼의 기술적 골자는 DID 기반 디지털ID, 그리고 이에 연계된 스테이블코인 및 자산이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한국의 토큰증권(STO), 콘텐츠 IP,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며, 향후 디지털ID 기반으로 스마트컨트랙트 상의 부동산 계약이나 전세 계약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그는 "단순한 기능 중심 시스템을 넘어, K컬처와 결합된 정체성과 공동체 감각을 부여하는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며 “ 좀 더 확장된 기능을 통해서 디지털 행정 업무 민원 업무가 가능하도록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이 만드는 디지털 시민권 플랫폼이 글로벌 패러다임을 시프트하는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것까지도 이상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있는 자산 결제 인프라 시스템들이 어떤 식으로 전 세계인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좀 청사진을 그려보겠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