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부터 메신저까지"… 네이버·카카오, 'AI 대중화' 전략 본격화

2025-08-09     천선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B2C 서비스를 선보인다. 상반기까지는 기술 내재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하반기부터는 검색·쇼핑·메신저 등 주력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AI 대중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네이버(위쪽), 카카오(아래쪽). /뉴스1

8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AI 전략과 하반기 실행 로드맵을 공개했다.

네이버, 통합과 고도화…완성형 AI 생태계 구축

네이버의 AI 전략 핵심은 ‘통합’과 ‘고도화’다. 압도적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와 비즈니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과 쇼핑 경험을 AI로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시대에도 네이버가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우선 검색 기능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네이버는 검색 시 AI가 요약된 답변을 제공하는 ‘AI 브리핑’의 연말 적용 범위를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미 월 3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콘텐츠 체류 시간을 높이며 효과를 입증했다.

내년에는 ‘대화형 AI 검색 탭’을 신설한다. 이는 단순 정보 요약을 넘어 쇼핑, 로컬, 금융 등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와 연계해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쇼핑 AI 에이전트’를 연내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 판매원처럼 이용자의 취향과 의도를 파악해 상품 탐색부터 구매 결정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기존 플러스 스토어에 적용된 AI 추천 기능보다 훨씬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AI 전략의 근간으로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를 강조했다. 최수연대표는 “필요에 따라 외부 LLM까지 활용하면서도, 사우디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소버린 AI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AI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개방형 동맹 전략 펼쳐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필두로 한 ‘개방형 동맹’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챗GPT의 기본 사용 경험에 카카오가 가진 데이터와 국내 사용자 이해도를 더해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출시가 임박한 만큼 보다 속도감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열리는 ‘이프 카카오’ 행사에서 오픈AI와의 협력 결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3분기 내 사용자 체험이 가능한 서비스도 선보인다. 별도로 개발 중인 카카오 AI 모델은 10월부터 순차 공개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온디바이스 기반 AI 에이전트를 카카오톡에 적용한다. 경량화된 자체 모델이 탑재돼, 국민이 일상 속에서 AI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톡에 자사 및 외부 서비스와 연동되는 AI 기능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정 대표는 하반기를 AI 대전환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독자 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언어 모델, 에이전트, B2C 서비스 전반에 통합해 ‘카카오표 AI’를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신아 대표는 “모바일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압도적 플랫폼인 카카오톡 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첫 B2C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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