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 GS네오텍 센터장 “불법인 줄도 모르고 쓰는 010 마케팅, 위험하다”
불법 ‘유심 게이트웨이’ 대체 솔루션 제시 AI 기반 상담 지원,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
“많은 기업이 010 아웃바운드 마케팅 과정에서 불법 변작 발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역시 해당 방식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어, 현재 사용 중인 컨택센터가 불법 방식을 쓰고 있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010 아웃바운드 마케팅’은 기업 컨택센터 등 담당자가 010 번호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응답 적중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1544, 070 등 상업용 번호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보험이나 채권추심 등 고객과의 소통 및 신뢰 확보가 중요한 금융권에서 해당 솔루션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010 번호로 위장 발신(변작)하는 ‘유심 게이트웨이’ 솔루션은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다. 해당 방식은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도 이용되지만, 많은 기업이 이를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
박종국 GS네오텍 인공지능컨택센터(AICC)사업부 기술 센터장은 “시장에서 그동안 널리 활용돼 온 유심 게이트웨이 방식 때문에 (의도치 않게) 불법을 저지르는 고객사가 많다”며 “불법인지 모르고 솔루션을 판매하는 CC 운영사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GS네오텍의 ‘와이즈N TM(텔레마케팅)’ 솔루션은 고객사의 법인 휴대전화를 사용해 실제 이동통신사 회선 기반으로 운영된다. KISA 발신 번호 사전 등록 인증 체계에 최적화된 설계로 법 준수와 함께 보안까지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솔루션은 또한 고객사의 통신료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박종국 센터장은 “실제 휴대전화처럼 약정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건당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보다 저렴하다”며 “아웃바운드(기업이 고객에게 행하는 TM) 건수가 많은 기업의 경우 가격 절감과 함께 균일한 예산 측정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GS네오텍은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흐름에 맞춰, 기존 컨택센터 운영 노하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AICC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AICC에서 사용 중인 ‘와이즈N AI’는 텍스트-음성 변환(TTS)과 음성-텍스트 변환(STT)을 기반으로 상담사를 어시스트하고 답변을 추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 센터장은 “AI가 고객과 상담사 간 대화를 텍스트로 변환한 후, 이를 분석·요약해 주거나 문의에 관한 답변을 상담사에게 추천해 준다”며 “고객사는 직접 도메인(영역) 데이터를 트레이닝할 수도 있으며, 최근 진행된 PoC(기술검증)에서는 한국어 인식률이 98%까지 나타나기도 했다”고 자신했다.
AI는 컨택센터 상담사의 노동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종국 센터장은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것을 넘어, 고객 감정 분석을 통한 답변 추천도 해 준다”며 “이 덕분에 상담사들은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GS네오텍은 신규 AI 솔루션 ‘미소(MISO)’를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신규 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크다. 경쟁사들은 모두 역성장하는 기간에도, GS네오텍은 컨택센터 분야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AICC는 현재 GS네오텍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로 51주년을 맞은 GS네오텍은 금융·유통·공공기관 등 약 200여개 고객사의 컨택센터를 구축하고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일부 컨택센터 운영사의 경우 한두 개의 특정 고객사에 의존해, 시장이 무너지게 되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면 GS네오텍은 다양한 시장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매출 급락을 방어할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특히 AICC 중에서도 클라우드 컨택센터 분야에서는 GS네오텍이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박종국 센터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후 재택근무로의 업무 환경 전환에 클라우드 컨택센터의 수요가 급증했고 선제적으로 클라우드 컨택센터를 운영한 점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GS네오텍은 앞으로 컨택센터 컨설팅 역량 강화와 고객 맞춤형 AI 도입 지원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올해는 고객 맞춤형 지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비즈니스 컨설팅 전담 조직을 별도 구성 운영 중”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GS네오텍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컨설팅 체계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