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다재다능” 조텍 ZBOX 엣지 CI343 미니PC [리뷰]

가정에서 산업용 엣지까지 활용성 높아 준수한 성능ㆍ뛰어난 영상 지원 돋보여

2025-08-11     권용만 기자

PC의 근간이 된 x86 프로세서는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키오스크나 정보 제공 디스플레이 등에도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은 겉모습은 다르더라도 모두 같은 x86 기반의 ‘PC’다. 하나의 도구가 모든 요구를 채울 수 없다지만, 오늘날 PC는 약간의 ‘변화’ 로 다양한 요구를 채울 수 있다.

조텍의 ‘ZBOX 엣지 CI343’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조금 가미된 미니 PC다. 보통 ‘미니 PC’라 하면 책상에서 면적과 부피를 덜 차지하는 존재로 생각하겠지만, 이 제품은 책상을 벗어나는 상황까지 고려한 디자인을 갖췄다. 작은 크기에 전력 소비가 적으면서도 준수한 성능을 갖춘 인텔 N100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팬이 없는 패시브 쿨링 설계를 통해 무소음에 신뢰성까지 확보했다. 가정용과 산업용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제법 절묘한 제품 구성으로, 가정용과 사무용으로의 활용에서부터 산업용 ‘엣지’, 고급 사용자들의 취미용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에서의 관심이 기대된다.

작은 크기와 얇은 두께를 가진 조텍 ‘ZBOX 엣지 CI343’ 미니 PC / 권용만 기자
조텍 ZBOX 엣지 CI343 전, 후면 모습 / 권용만 기자

어디에나 녹아들 얇고 조용한 미니 PC

조텍의 ZBOX 엣지 CI343 모델은 일반적인 ‘미니PC’라 하면 생각날 누크(NUC,  Next Unit of Computing) 폼팩터보다는 조금 더 넓게 만들어졌다. 제품의 크기는 가로, 세로 모두 147.2mm, 두께는 32.1mm 정도로, 최신 세대 NUC 제품과 비교하면 가로, 세로 12cm보다는 소폭 넓고 두께는 5mm 정도 얇다. 외관 전반에는 금속 재질을 썼고, 상면 디자인은 디자인적 측면 뿐만 아니라 기능적 측면에서도 고려된 모습이다.

이 ‘ZBOX 엣지 CI343’ 모델은 잘 보이게 드러내 놓기도, 잘 보이지 않게 숨겨 놓기도 용이한 디자인을 갖췄다. 책상 위에 놓고 쓸 때도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일상에 잘 녹아든다. 이 제품은 상황에 따라 벽이나 모니터 뒤에 부착해서 책상 위 공간을 차지하지 않게 쓰는 것도 용이하다. 제품 설계부터 베사 마운트 규격을 사용할 수 있게 고려됐고, 패키지 안에 마운트를 위한 브라켓 패키지도 포함됐다. 

제품에 주변 장치를 연결할 포트들은 제품 전, 후면에 배치됐다. 전면에는 마이크로SD 카드 리더와 USB 3.1 규격의 타입-C 포트, 타입-A 포트, 오디오 출력 포트가 있다. 후면에는 두 개의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와 한 개의 USB 타입-A 포트, 무선 안테나 연결 포트, 디스플레이포트(DP) 1.4 포트와 HDMI 2.0b 포트가 있다. 포트 구성에서는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를 두 개 가지고 있다는 점과 전면 USB 타입-C 포트를 통해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텍 ZBOX 엣지 CI343 내부 모습 / 권용만 기자

조텍 ZBOX 엣지 CI343은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없는 베어본 형태가 기본이다. 기본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제품을 한 번은 열어야 한다. 제품을 여는 것은 제품 아랫쪽의 나사 몇 개를 풀면 쉽게 열 수 있다. 베어본 상태에서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DDR5 규격의 SODIMM 메모리 모듈과 M.2 NVMe SSD 정도다. 플랫폼 구성 상 메모리는 DDR5 SODIMM 한 개로 16GB 용량까지 공식 지원하고, SSD도 M.2 슬롯에서 2242나 2280 규격으로 한 개를 장착할 수 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쿨링에서 ‘팬’이 없다는 것이다. 전력 소비가 낮은 인텔의 N100 프로세서를 사용해, 본체 케이스 하우징 전반을 방열판처럼 활용해서 팬 없이도 충분히 실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가능했다. 덕분에 사용 중 팬으로 인한 소음도 없고, 가혹한 운영 환경에서의 엣지 디바이스로 쓸 때 오랜 사용 중 팬 고장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여지도 없다. 전력 소비량 또한 낮아서, 기본 제공되는 40W 어댑터도 충분히 여유로운 용량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출력은 인텔 UHD 그래픽스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을 통해 HDMI, 디스플레이포트(DP), USB 타입-C 포트를 통해 총 3개까지 가능하다. 이들 모두 4K 60Hz 출력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구성은 두 개의 유선 기가비트 포트와 무선 ‘와이파이 6’ 연결이 가능하다. 무선의 경우 인텔의 AX101 어댑터를 사용해 와이파이 6 기반에서 1x1 안테나 구성에 80MHz 대역폭으로 최대 600Mbps 연결 성능을 제공한다. 총 세 가지 연결로, 엣지 디바이스나 가정용 홈 서버 등에서도 다양한 흥미로운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 N-시리즈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 주요 특징 / 인텔

이 ‘조텍 ZBOX 엣지 CI343’의 기반이 되는 ‘인텔 N100’ 프로세서는 인텔의 제품군 중 저전력, 보급형 프로세서 제품군이다. 코드명 ‘엘더 레이크-N’으로 알려진 이 프로세서는 인텔의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엘더 레이크’에 사용된 마이크로아키텍처 중 그레이스몬트 E(Efficient)-코어만 사용한 것이다. 총 코어 수는 E코어 4개로 구성된 클러스터 한 개로 총 4코어 구성이고, 최대 동작 속도는 3.4GHz에 열설계전력(TDP)은 6W 정도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E-코어 기반이지만, 낮은 TDP 요구를 맞추기 위해 최대 동작 속도는 높지만 기본 동작 속도는 낮은 것이 특징이다.

N100이 E-코어 기반 제품의 계보를 잇는 보급형, 저전력 라인업이지만 절대 성능 자체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제품에 사용된 ‘그레이스몬트’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 아키텍처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고, 코어 수준의 절대 성능 측면에서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까지 주력 아키텍처로 사용되던 ‘스카이레이크(Skylake)’와 비슷할 수준이다. 인텔은 그레이스몬트 아키텍처를 발표할 당시 그레이스몬트 코어가 스카이레이크 대비 저전력에서는 최대 40%까지 성능이 높고, 성능 기준에서는 같은 성능을 40%까지 낮은 전력에서 얻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N100에 탑재된 ‘인텔 UHD 그래픽스’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부터 사용된 ‘X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메인스트림 급 12~1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의 내장 그래픽과 비교하면 실행 유닛 수가 24개 정도로 줄어들었고, 최대 동작 속도도 낮다. 플랫폼 수준의 메모리 구성 한계와 함께 성능을 기대하기는 힘든 구성이다. 하지만 4K 디스플레이 지원과 최대 3대의 멀티 디스플레이 구성도 지원하고, 프로세서에 내장된 하드웨어 미디어 디코더는 4K AV1 규격을 성능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하드웨어 인코더 ‘퀵싱크’도 갖추고 있어서 의외로 영상을 간단히 다루는 데는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갖췄다.

전력 소비량이 낮은 인텔 N1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조텍 ZBOX 엣지 CI343 미니 PC / 권용만 기자

개인용과 산업용 모두에서 흥미로운 활용 가능

인텔의 N100 프로세서를 사용한 조텍 ‘ZBOX 엣지 CI343’은 저전력 프로세서와 플랫폼에 팬이 없는 패시브 쿨링 방식 설계 등 태생적으로 성능을 내세우는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제품의 콘셉트에 맞춘 사용처들이 분명 있고, 이를 잘 맞추면 충분히 흥미로운 활용이 가능한 제품이기도 하다. 작고 조용하면서도 실용적인 성능을 갖춘 만큼 가벼운 업무를 위한 시스템으로도 좋고, 4K 디스플레이와 하드웨어 미디어 디코더를 활용하면 가정에서의 미디어 재생용 시스템이나 매장의 키오스크 등으로도 유용할 것이다. 소비전력이 낮은 만큼 가정용 홈 서버로도 좋은 선택이다.

‘ZBOX 엣지 CI343’의 플랫폼 전력 설정은 인텔의 레퍼런스에 가깝게 지속 전력 설정(PBP) 6W를 기반으로, 필요시 최대 터보 전력(MTP) 25W 설정을 사용한다. 이 25W 터보 전력 설정에서 변수는 시스템의 ‘온도’고, 팬이 없는 패시브 방식 쿨링인 만큼 최대 동작 속도의 지속 유지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제품의 운영체제와 전력 관리를 위한 플랫폼 드라이버가 제대로 설치되면 사용에 큰 무리가 없지만 그래픽과 플랫폼 드라이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스템의 동작 속도 자체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모습도 있었다. 제품이 켜져 있는 동안은 제법 열이 있다.

테스트에 사용한 조텍 ‘ZBOX 엣지 CI343’ 제품은 베어본 구성에 16GB DDR5 SODIMM 하나와 500GB SSD 하나를 장착했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4H2 버전을 사용했고 그래픽 드라이버는 인텔이 제공하는 최신 버전을, 플랫폼 관련 드라이버는 제조사 제공 최신 버전 드라이버를 적용했다. 테스트에서는 일반적인 웹 서핑과 문서 작업, 멀티미디어 활용 등에서 얼마나 유용한 성능을 낼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Geekbench 6.4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CMark 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BAPCo CrossMark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UL Procyon(Office Productivit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프로세서의 기본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긱벤치(Geekbench) 6’ 테스트에서는 제품에 탑재된 인텔N100 프로세서의 체급을 확인할 수 있다. N100 프로세서는 면적 효율을 중시한 E-코어만으로 구성됐고, 플랫폼의 열설계전력도 일반적인 데스크톱은 물론 노트북 PC와 비교해도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싱글 코어 수준의 성능은 나름대로 실용적인 수준이지만, 멀티 코어 성능은 플랫폼의 열설계전력 한계 등에 직면해 그리 인상적이라 보기는 힘들다. 그래도 보통은 최신 운영 환경에서 전통적인 보급형 프로세서 구성인 P-코어 두 개보다는 조금은 더 여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의 다양한 PC 활용 시나리오에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 테스트 결과도 이 제품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일단 전체 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이 제품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단 기대보다 가벼운 작업에서의 반응성 등 체감 성능과 관련된 부분은 훌륭하고, ‘생산성’ 측면도 기대보다 준수하다. 하지만 멀티 코어 활용 등이 들어가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3D 그래픽 성능이 들어가는 ‘게이밍’ 점수는 저조하다. 가벼운 작업 위주라면 이 제품은 기대 이상 만족스러운 제품이 될 수도 있겠다.

프로세서 위주의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는 BAPCo의 크로스마크(CrossMark)에서도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면 제법 준수한 성능을 보인다. 총점은 대략 배터리 사용 상태의 저전력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반적인 문서 작업 등에서는 큰 무리 없을 수준이다. 특히 ‘생산성’과 ‘반응성’ 측면의 점수가 인상적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작업 성능을 확인하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오피스 생산성 테스트에서도 일상적인 작업에서 큰 무리 없을 정도의 성능 정도는 갖춘 모습이다.

4K AV1 스트리밍 영상 재생 시 모습 / 권용만 기자
Handbrake(Encoding: 4K 30fps to FHD) 테스트 결과, 단위 ‘초’, 낮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인텔 N1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조텍 ZBOX 엣지 CI343’이 의외로 큰 강점을 보이는 부분도 있다. 바로 ‘영상’이다. 프로세서만으로는 영상 데이터를 다루기 벅차지만, 내장 그래픽 코어에 탑재된 미디어 가속 엔진과 ‘퀵싱크’ 기술의 기능과 성능은 상위급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도 큰 손색 없을 정도다. 이를 활용하면 프로세서 성능과 상관없이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제품 구성에 4K 모니터 지원과 멀티 모니터 3개 구성을 지원하는 것도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부분이다.

인텔 N100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은 이전 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사용되던 ‘Xe’ 아키텍처 기반이다. 이 내장 그래픽에 탑재된 미디어 엔진은 요즘 고화질 스트리밍 영상의 기준으로도 꼽히는 4K AV1 영상까지 무리없이 재생할 수 있다. 실제 유튜브 서비스에 있는 4K AV1 영상을 재생할 때도, 충분한 네트워크 성능을 확보했다면 시스템 수준에서는 성능 부담 없이 재생할 수 있다. PC 활용 시간 중 상당 시간이 ‘영상 감상’이거나 미디어 재생을 위한 PC를 고려한다면 만족스러울 부분이다.

재생 뿐만 아니라 ‘인코딩’에도 강점이 있다. 내장 그래픽에 탑재된 하드웨어 인코더 ‘퀵싱크(QuickSync)’ 기술은 영상 인코딩에서 프로세서 대비 수십 배까지 빠른 작업 성능을 보인다. 4K급 영상을 FHD 급으로 재인코딩하는 테스트에서, 퀵싱크를 사용해 H.265로 인코딩했을 때의 작업 성능이 프로세서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H.264로 인코딩했을 때보다 약 17배 빨랐다. 이 ‘퀵싱크’ 기술은 인터넷 스트리밍 송출 등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미디어 재생과 인코딩, 송출을 위한 홈 서버 등으로의 활용도 기대할 만 하다. 

가정용과 산업용 모두에서 흥미로운 활용이 가능할 조텍 ZBOX 엣지 CI343 미니 PC / 권용만 기자

‘조텍 ZBOX 엣지 CI343’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기대될 흥미로운 미니 PC 제품이다. 성능 측면에서는 다른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 탑재 제품에 비할 바 아니지만 비교적 작은 크기에 저전력, 팬이 없는 패시브 쿨링 구조는 가정용 뿐만 아니라 상업용, 산업용 환경에서도 다양한 활용성을 제시할 수 있겠다. 네트워크 연결에서도 두 개의 이더넷 포트와 한 개의 무선 포트를 갖췄고, 디스플레이 구성에도 모니터 3개 연결 가능한 구성을 모두 갖춘 것은 산업용 엣지 시스템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둔 디자인으로 짐작된다.

이 제품은 집에서 쓴다면 가벼운 웹서핑이나 문서 작업, 영상 감상 등을 위한 시스템으로 모니터나 TV에 연결해 쓸 수 있겠다. 전력소비도 적고 소음도 없어 간단한 취미생활용 홈서버 정도로의 사용도 유용할 것이다. 본격적인 ‘산업용’으로 가면 얇은 두께와 작은 크기, 낮은 소비전력에 준수한 성능으로 매장 등의 키오스크나 영상 송출용 시스템 등에까지 활용 가능할 제품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어느 쪽에서 쓰더라도 무난하고 견고한 디자인을 갖췄고, 두 개의 이더넷 포트를 갖춘 점은 운영 환경의 가용성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이 기존의 큰 고성능 데스크톱 PC를 대체하거나 하는 위치는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특징을 잘 알고 접근한다면 그 어떤 제품보다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운 제품이 될 것이다. 의외로 N100 탑재 제품의 경우 단순한 사용 환경이나 취미용 보조 시스템, 혹은 엣지 시스템으로의 수요가 제법 있다. 이런 수요로 제품을 고르는 사람들에게 ‘조텍 ZBOX 엣지 CI343’은 견고한 디자인과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충분히 믿을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