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산업, 장기 성장 동력 갖춘 유망 시장” [ETF 리더 ⑨]

[인터뷰]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

2025-08-13     윤승준 기자

“AI는 단순한 산업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입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때, 중국 AI 산업은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갖춘 유망 시장이 될 것입니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이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제공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증시 격언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관세 이슈 등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 1년간 액티브ETF의 수익률이 기초지수 수익률을 14%포인트나 웃돌았기 때문이다. 액티브ETF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맞춰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주가지수 움직임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패시브ETF와 비교된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클수록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보다 개별 섹터나 종목의 펀더멘탈이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패시브ETF와 달리 액티브ETF는 유망 종목을 선제적으로 선별하고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춰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불확실성 장세에서 액티브ETF의 전략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테마는 무엇일까? 김남의 본부장은 주저 없이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을 들었다. 중국의 AI 기술력과 경기부양책, 자본시장 개방 등이 정부 정책과 산업 패러다임을 읽어내는 액티브 전략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액티브 전략을 추구하는 국내 액티브 전문 자산운용사다. 16개 ETF를 보유 중인데 모두 액티브ETF다. 11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1조9995억원. 주식형 액티브ETF로만 따지면 업계 1위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다른 대형사보다도 크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평균 33.5%로 ETF 전체 평균 수익률 15.8%보다 약 20%포인트 높다. 데이터에 기반한 퀀트 분석으로 산업 내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과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선정한다는 설명이다. 액티브 ETF 전문 자산운용사로서 어떤 투자·운용 전략을 지니고 있는지 김 본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 조정장에 접어들면서 주도 섹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어디가 유망한가?

“중국 AI 및 테크 산업을 꼽고 싶다. 글로벌 AI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서버 인프라 자립, 빅테크 기업의 LMM(대규모 언어모델) 기술 개발, 정부 주도의 데이터 활성화를 기반으로 빠르게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퀄컴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한 샤오미 등 주요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ㅡ 올해 하반기 강세를 보일까?

“물론이다. 7월 들어 중국과 홍콩 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더해 홍콩 증시로의 본토 및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했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기대 속에 기술 제재와 수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위안화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다수의 IPO(기업공개) 일정이 예정돼 있어 시장에 추가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하반기 경기부양책과 자본시장 개방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중국 AI 투자에 있어 정부 정책과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읽어내는 액티브 전략의 장점이 부각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ㅡ 장기적으로도 투자할 만한가?

“장기적으로도 중국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중국은 AI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딥시크 같은 사례를 통해 중국 LLM의 실용성과 효율성도 입증됐다. 미·중 갈등의 여파 속에서도 반도체·AI칩·모델 등 독립적인 기술 체계 구축이 가속화하고 중국 정부가 AI를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며 정책·재정·인프라를 총동원한 육성 전략을 펼치는 상황이다.” 

ㅡ AI하면 그래도 미국이다. 미국 AI 산업 전망은 어떤가?

“미국 AI 시장도 전망이 밝다. 대규모 투자 흐름 속에서 데이터센터, 고성능 AI 칩, 클라우드 시스템 같은 인프라가 빠르게 강화하며 AI 비즈니스의 확산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 AI와 연관된 기술 산업의 외연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데이터 처리 시스템 등 ‘AI가 이끄는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수익 기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AI 특허 수, 기업 투자, 연구개발비 등 핵심 지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국 AI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2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률을 의미하고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에 큰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ㅡ 미국과 중국의 AI 중 그래도 한 곳을 고른다면? 

“중국 AI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AI 기술을 현장에 즉시 폭넓게 적용하는 실행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고 정부 주도의 강력한 톱다운 정책으로 로보택시와 드론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보다 상용화를 빠르게 실현해 왔다. 예를 들어 로보택시는 다양한 도시에서 확산하고 있고 누적 무인 주행거리 1억킬로미터(Km)를 돌파하는 등 실전 데이터도 축적했다. 데이터는 AI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이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또 중국 정부는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자도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이카(BoA)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AI 산업 자본지출은 6000억~7000억위안(약 1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순한 하드웨어 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포함한 AI 전반의 기반 시설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ㅡ 중국 AI 성장과 관련해 추천할 만한 ETF는?

“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를 추천한다. 중국 기술 산업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핵심 경쟁력, 정책 수혜, 시장 트렌드를 종합 분석해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다. 이 ETF에 투자한다면 중국 테크 섹터에 대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면서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ㅡ 종목 선별 및 비중 조정을 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나?

“헤지펀드 주식운용본부, 싱가포르 사무소, ETF 운용역 3개의 축을 기반으로 3개 본부가 함께 매일 회의하면서 의견을 공유한다. 단순히 사고팔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들 각자 공부하고 연구한 것을 공유하고 매니저들 각자 거기서 인사이트·아이디어를 얻어 펀드를 운용하는데 반영하는 식이다. 바텀업(Bottom-up) 또는 탑다운(Top-down) 등 방식은 다양하다.”

ㅡ 서로 다른 분야끼리 협업하는 게 쉽지는 않을텐데.

“세 파트가 서로의 의견을 종합해 유망 산업을 산별할 때는 산업 내 점유율, 기술력 등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과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 중심으로 먼저 유니버스(집합)를 구성한다. 이후 실적, 산업 내 위치 변화 및 주가 변동성 등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세분화 및 유니버스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환율, 매크로(거시경제) 모니터링을 하며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한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이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제공

ㅡ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이 올해 들어 두 배 증가했다. 비결은 무엇인가?

“명확한 전략과 실행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ETF마다 테마와 전략을 명확하고 일관되게 설계했는데 이게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고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가능케 한 것 같다. 특히 글로벌AI인공지능, 글로벌우주테크&방산 등 테마 ETF는 단순 지수 복제 방식이 아닌 정성적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종목 선별을 통해 초과성과를 실현하며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ㅡ 상품 라인업 구성이 중요했을 거 같은데? 

“시장 흐름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며 상품을 낸 점이 주효했다. AI, 방산, 소비트렌드, 고배당, 중국 테크 등 시의적절한 테마를 발굴했고 이를 상품으로 출시했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면서도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 성장성까지 고려하며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렇다 보니 기관투자자와 개인(리테일)투자자 양쪽에서 고르게 자금 유입이 발생할 수 있었다.”

ㅡ 대형사가 아니라서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었을 듯하다. 

“ETF 본부 내에서 상품기획·운용·마케팅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단순히 ETF를 상장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텔레그램 채널 운영, 뉴스·리포트 제작, 온·오프라인 세미나 등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며 투자자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ㅡ ETF 상품 설계 기준은? 

“중장기적으로 미래 성장성이 큰 테마를 보려고 한다.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ETF’를 재빨리 준비하고 상장하며 선점을 했던 게 대표적 사례다.”

“ETF 명을 글로벌로 해놓으면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AI 종류별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비중을 조정하고 있고 미국·한국 등 국가별 비중 조정도 가능하다. 대형사의 백화점식 ETF 라인업과 다르다고 보면 된다. 소부장, 밸류체인 등 좁아지는 패시브와 다르게 넓은 거 하나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포트폴리오 색깔을 바꾸면 된다.”

ㅡ 액티브ETF에 집중하는 이유는?

“2021년 ETF를 시작한 후발 주자로서 색깔이 있어야만 ETF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소형 운용사가 남들 다 하는 패시브ETF를 한다면 아무런 강점이 없지 않나. 대형사처럼 수수료 ‘치킨게임’을 할 수도 없다. 무엇을 잘할지, 무엇을 강점으로 내세울지 고민했다. 타임폴리오가 헤지펀드 명가로서 주식운용을 잘한다는 게 떠올랐고 그러면 액티브ETF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액티브가 아니면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ㅡ 액티브ETF는 수수료 부담이 크다. 패시브ETF 대비 강점은 무엇인가?

“수수료는 단순 비용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더 민첩하게 대응하고 초과성과를 추구하기 위한 ‘전략적 운용력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수수료보다 순자산가치 성장, ETF 본연의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 진짜 경쟁력이다. 다행히 많은 투자자들이 수수료 차이보다 성과 차이가 더 크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ㅡ 시장 환경이 급속히 바뀌고 있는데 리스크가 크지 않을까?

“주도 섹터의 빠른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만 보더라도 기술주에서 정책 수혜주, 다시 소비주와 AI 인프라로 주도 흐름이 급격히 이동했다. 패시브ETF로는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없지만 액티브 ETF는 시장 흐름에 따라 종목을 교체하고 비중을 조절함으로써 민첩하게 대응하는 게 가능하다.

거시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도 가능하다. 금리 인하 기대, 미국 대선, 중국 리오프닝, 국내 정책 모멘텀 등은 단기간 시장 구성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는데 액티브 ETF는 이에 맞춰 운용 전략을 설계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알파를 창출해 낼 수 있다.”

ㅡ 타임폴리오 액티브ETF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높은 정보력과 판단력이 중요한 시대다. 유튜브, 뉴스, SNS 등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선 ‘어떤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타임폴리오는 경험 있는 매니저들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신호를 걸러내고 종목을 선택한다.

또 투명성과 거래의 편리성이라는 ETF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액티브 펀드처럼 정교한 전략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액티브ETF만의 매력인데 타임폴리오는 전략 설계, 포트폴리오 구성, 운용, 커뮤니케이션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성과 중심의 책임 운용 체계를 갖추고 있다.”

ㅡ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ETF 사업을 5명으로 시작했다. 모두 ETF 업계에서 일해본 사람들이었다. ETF가 운용도 중요하긴 하나 상품 기획, 운용 데일리 업무, 펀드 공시 등 앞뒤 일들이 엄청 많다. 그런 것들을 타사에서 다 해보고 능력을 갖춘 분들이어서 가능했던 거 같다. ETF는 특별한 비즈니스다. ETF 경험 없이 액티브 운용 경험만으로는 힘들다. ETF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타임폴리오만의 주식운용 능력을 녹여 적은 인원에도 큰 아웃풋을 낼 수 있었다.”

ㅡ 앞으로의 ETF 상품과 관련한 계획은?

“상반기에 선보인 미국배당, 채권혼합형, 차이나 AI 등에 이어 하반기에도 새로운 ETF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 수를 늘리기보단 각 상품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설계하고자 한다. 타겟데이트형이나 라이프스타일 기반 포트폴리오형 ETF 등 장기 투자에 특화한 신규 라인업도 고민하고 있다. ETF가 단기 트레이딩 수단이 아니라 투자자의 장기 전략적 자산배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성장 방향을 잡아갈 것이다.” 

 

☞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2007년 6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에 입사, 운용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그곳에서 9년간 ETF 상품개발 및 운용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2017년 1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로 자리 옮겨 전임운용역으로서 58조원 규모의 국내주식 패시브를 직접 운용했다. 2021년 2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ETF 업계로 돌아왔다. 현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 본부장으로서 ETF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