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안 투자 앞서 통신 품질 개선이 먼저다 [줌인IT]

2025-08-14     김광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3사가 3000억원 규모 인공지능(AI) 투자 펀드 결성을 선언했다. 정부와 통신 3사가 글로벌 대세인 AI 발전에 뜻을 모은 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통신 서비스 품질을 생각하면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를 쓰고도 4세대 이동통신(LTE)으로 전환되는 일이 잦고, 속도 차이도 체감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통신사가 정작 본업인 통신 서비스에는 힘을 덜 쓴다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 여전하다.

업계와 소비자는 이런 문제의 원인을 부족한 5G 설비투자(CAPEX)에서 찾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국 5G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통통신사들은 2019년 5G 상용화 초기 LTE 고객 유치를 위해 CAPEX에 총 8조7793억원을 투자했지만, 5G 포화기에 접어든 2024년에는 6조6107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2분기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 KT(별도 기준), LG유플러스의 CAPEX는 각각 6350억원, 8460억원, 393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감소했다. SK텔레콤은 그나마 증가했지만 통신에 투자가 아닌 AI 데이터센터 투자 영향이 컸다.

4월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통신 3사는 앞다퉈 보안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1조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AI와 보안 투자 계획은 잇따르지만 5G 투자 확대 계획은 들리지 않는다.

통신사의 본업은 통신이다. AI와 보안 투자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통신망 구축이 먼저다. 5G 투자를 늘리면 품질 불만을 줄이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매번 ‘잡은 물고기’ 취급을 받는 이용자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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