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뇌·컴퓨터 스타트업 투자… 머스크 ‘뉴럴링크’에 맞불
오픈AI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머지랩스’ 2.5억달러 조달 계획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머스크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를 운영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각) 올트먼이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경쟁할 벤처기업에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업체는 ‘머지 랩스(Merge Labs)’라는 회사로 이번에 총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인데 오픈AI의 벤처팀이 대부분 부담한다.
머지 랩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유용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회사 이름은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용어인 ‘머지’에서 따왔는데 인간과 기계가 하나로 융합하는 순간을 가리킨다. 기업가치는 현재 8억5000만달러로 평가된다.
FT는 머지 랩스가 머스크가 2016년 창업한 뉴럴링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투자로 “두 억만장자 사업가 간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럴링크는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뇌의 신호를 해독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산업 선두주자다.
올트먼은 개인적으로는 머지 랩스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나 이번 투자를 적극 권장했고 안구 스캔 기반 디지털 신분증 프로젝트 ‘월드(World)’를 운영하는 알렉스 블라니아(Alex Blania)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출범할 예정이다.
올트먼은 앞서 2017년 올린 장문의 블로그 게시글에서 머지의 순간이 이르면 2025년에 올 수도 있다고 추측한 바 있다. 올해에는 다른 게시물을 통해 조만간 ‘고대역폭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하기도 했다.
올트먼과 머스크는 AI 개발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두 사람은 2015년 함께 오픈AI를 설립했으나 경영 방향 등에 따른 충돌로 2018년 머스크가 이사회를 떠나며 관계가 악화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막으려는 소송을 벌이고 있고 2023년엔 스타트업 xAI를 설립해 오픈AI의 챗GPT와 경쟁하는 챗봇 ‘그록’을 출시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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