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경험 청년부터 다문화 아동까지… 보험사, ‘나눔 경영’ 앞장
주요 보험사, 각 사 특성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 개시
보험사들이 단순 금융서비스를 넘어 사회 각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 경영’에 나서고 있다. 기존 기부 및 봉사 형식을 넘어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16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이 각 사 특성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말까지 대한암협회와 함께 ‘다정한 속도’ 캠페인을 전개하며, 암 경험 청년들의 사회 복귀를 따뜻하게 응원하고 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한화생명 앱 또는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캠페인 페이지에 접속한 후, 응원 클릭을 하면 건당 3000원이 기부된다. 여기에 ‘페이스메이커 인증서’를 SNS에 공유하면 추가 3000원이 더해져, 한 사람당 최대 6000원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누적 참여자 수에 따라 한화생명이 최대 1억 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기부금은 대한암협회를 통해 ‘WECARE RESET’ 사업에 사용된다. 이 사업은 암 경험 청년들이 자신에 맞는 속도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운동·식단·진로 설정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크루 활동을 조직해 긍정적 커뮤니티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22개 크루, 110명의 암 경험 청년과 비경험 청년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대해상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한글 기초 능력 향상과 정서적 유대 강화를 목표로 ‘마음한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천안과 울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했다
2025년 3월부터 안산, 천안, 아산, 울산에서 선발된 대학생 멘토들이 주 2회씩 다문화 어린이에게 한글 교육을 진행해왔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지역별 참여자들이 한데 모여, 그림동화책을 활용한 감정표현 퀴즈, 신체 놀이, 한글 교육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130여 명이 참여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다문화 어린이들이 서로 교류하며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경험하길 바란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생명의전화와 함께 '청소년 자살'을 막고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는 '라이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라이키(LIKEY)는 'Life Key for Friends(라이프키포프렌즈)'의 약자다. 또래 친구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열쇠를 뜻하는 중·고교생 '라이키'와 대학생 멘토로 참여한다. 학급·학교 대상의 마음 보호 훈련 및 생명 존중 캠페인을 수행하며 마음이 건강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신한라이프는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사회 공헌을 수행하기 위해 2018년 '신한라이프빛나는재단'을 설립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는 조력자가 되겠단 계획으로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보험업계의 사회공헌은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선다. 보험의 기본 원리인 위험 분산과 상호 부조 정신을 사회적 약자 지원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 다문화 가정 증가, 청년 취업난 등 사회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은 기업 지속가능경영(ESG)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사회공헌 활동은 ESG 경영 지표와도 직접 연결된다. 금융당국은 2021년 이후 보험사 공시 항목에 ESG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도 ESG 성과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연관이 있다”며 “단기 이벤트성 기부보다 장기적 프로그램 운영이 보험사 이미지와 가입자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보험사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 홍보를 넘어 보험업 신뢰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필수 경영 요소’로 자리잡는 추세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