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 폴드7도 못 흔든 번호이동…통신사, 아이폰17까지 ‘숨 고르기’

단통법 폐지·삼성 폴더블 출시에도 큰 보조금 경쟁 없어

2025-08-17     김광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7·플립7 출시에도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업계는 9월 초로 예상되는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출시가 통신사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22일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걸린 단통법 폐지 관련 홍보물. / 뉴스1

1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8월 들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평균 2만 건을 넘지 않고 있다. 1일 1만3482건, 2일 1만1786건, 4일 1만7046건, 5일 1만7860건, 6일 1만71건, 7일 9899건 수준이다.

이는 SK텔레콤 해킹 사고 직후였던 4월 말~5월 초 하루 평균 번호이동이 4만 건을 넘었던 것과 대조된다. 4월 28일 4만4825건, 29일 4만539건, 30일 3만9515건, 5월 1일 4만2785건, 2일 4만1115건을 기록했다.

통신업계는 7월 22일 단통법 폐지와 7월 말 갤럭시Z 폴드7·플립7 출시가 시장 경쟁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그 예상도 빗나갔다.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이었던 7월 14일 6만1166건을 기록한 이후 가입자 이동은 다시 주춤했다.

업계는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위약금 면제 조치로 이미 상당수 번호이동이 이뤄졌다고 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해당 시기 반사이익을 이미 누렸다”며 “타 이통사로 옮길 고객은 대부분 옮겼기 때문에 지금은 보조금을 풀어가며 가입자를 유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통신 3사 실적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의 5G·LTE 핸드셋 가입자는 올해 1분기 2272만9000명에서 2분기 2198만4000명으로 74만5000명 감소했다. 반면 KT는 같은 기간 1335만4000명에서 1366만1000명으로 30만7000명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1095만7000명에서 1118만 명으로 22만3000명 늘었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단통법 폐지 이후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됐지만 과도한 보조금 경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보조금 경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업계는 9월 초 출시가 유력한 아이폰17 시리즈가 시장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아이폰17 구매 수요가 크다면 이를 잡기 위해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진욱 LG유플러스 모바일디지털혁신그룹장 상무도 2분기 실적 발표 후 “아이폰 신모델 출시 등으로 단기적인 마케팅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 시리즈 출시 때마다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반복돼 왔다”며 “이번에도 일부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