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혈중산소 측정 기능 재도입… 특허 패소 22개월 만

美 관세청, 특허 침해 아냐 판단…아이폰 연동 방식으로 구조 변경

2025-08-15     전대현 기자

애플이 특허 소송 패소로 중단했던 애플워치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재설계했다. 2023년 10월 미국 의료기술업체 마시모와의 분쟁에서 패한 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애플 로고 / 뉴스1

14일(현지시각)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9·시리즈10, 애플워치 울트라2 일부 이용자에게 새 혈중산소 측정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iOS 18.6.1과 watchOS 11.6.1 업데이트 후 이용 가능하다.

혈중산소 측정 기능은 2020년 애플워치에 도입됐으나, 2023년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마시모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면서 미국 내 수입·판매가 금지됐다. 당시 애플은 일부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이후 출시되는 모델에서는 해당 기능을 제거한 채 판매했다. 기존에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보유한 미국 이용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번 복원은 미 관세청의 최근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애플은 기존 방식이 애플워치 내에서 혈중 산소 포화도를 직접 계산·표시한 반면, 재설계된 기능은 시계가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페어링된 아이폰으로 전송하고, 아이폰에서 수치를 산출해 ‘건강’ 앱에 표시하는 구조로 바꿨다. 관세청은 이 변경이 마시모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우리 팀들은 과학적 기반과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아, 업계 최고 수준의 건강·웰빙·안전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애플에 중요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7 시리즈와 함께 차세대 애플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박수 측정·수면 무호흡증 감지 등 다른 건강 기능과 함께 혈중산소 기능을 다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애플은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애플워치에 수면 무호흡증 감지 기능을, 에어팟에 청력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고, 지난 2월에는 5년 만에 대규모 건강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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