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생성형 AI, 업무시간 1.5시간 단축… 잠재 생산성 1% 높여”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동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근로자들의 업무시간이 주당 1시간 반 가량 단축됐고 경제 잠재 생산성은 약 1%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18일 발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이슈 노트를 보면 근로자들은 주당 5~7시간을 AI 사용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나 활용 강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평균 업무시간은 3.8% 단축됐다. 이는 주 40시간 기준 1시간 반이다.
특히 이를 생산함수 모형으로 환산한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미국(1.1%)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업무 경력이 짧은 근로자일수록 업무시간 절감 효과가 컸는데 생성형 AI가 숙련도 격차를 줄이는 ‘평준화 효과(equalizing effect)’를 가져온 셈이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5500여명의 근로자 가운데 63.5%가 생성형 AI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고, 업무 목적 활용률도 5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26.5%)의 두 배 수준으로, 인터넷 도입 초기보다 8배 빠른 확산 속도다.
근로자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남성(55.1%)과 청년층(67.5%), 고학력자(72.9%), 고소득자일수록 높은 활용률을 보였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이 높은 활용률을 보였다.
한은은 생성형 AI 활용 이후에도 업무시간이 줄어들지 않는 근로자 비중이 54.1% 것에 주목해 향후 더 많은 근로자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생산성 향상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동시에 자율로봇 등 물리적 AI 활용 근로자 비중도 현재 11%에서 향후 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지적 노동을 넘어 육체 노동 분야까지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AI에 대한 인식을 보면 응답자의 48.6%는 AI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상당수는 교육(33.4%)이나 이직(31.1%)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중 32.3%는 ‘AI 발전 기금’ 참여 의사를 밝혀, 향후 5년간 최대 38조원 규모의 재원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AI 집중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정부와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참여를 통해 향후 5년간 38조원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민관 협력 기반의 사회적 투자 방식을 구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