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금통위 앞둔 한은, 기준금리 인하시점 고심… 변수는?
이창용 한은 총재 "6·27 대책 이후 주택시장 안정세… 서울은 예외"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하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추이에 무게를 두고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추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한은의 주요 목표는 물가안정인데,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을 본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은 가계부채와 연결돼 있고, 서울 지역에 인구의 50% 이상이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달리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서 통화정책을 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의 관점에서 집값 안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0.2%)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가계대출 부담 때문이었다. 집값 상승에 따라 가계대출이 폭증하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도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6·27 부동산 대출 규제로 금융안정 부담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정책 공조 차원에서 재정 확대와 맞물려 금리 인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미 연준의 9월 인하 기대도 한국은행의 인하 여력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실적 상황을 감안하면 8월 동결 결정 이후 4분기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 4명의 포워드 가이던스와 완화적 통화정책 문구 유지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만 보면 이달에 인하할 여지가 있겠다고 볼 수 있지만 환율 및 미국 통화정책 등 살필 부분이 많다”며 “올해 1차례 인하 후 완화 스탠스를 유지한다고 해도 내년 실제 금리인하 단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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