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인텔 이어 삼성·TSMC 지분 취득 검토

2025-08-20     이광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텔 외에도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의 지분 취득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 삼성전자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위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자금을 받는 기업을 대상으로 연방정부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텔에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정부가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계획을 확대하는 형태다. 러트닉 장관은 마이크론, TSMC, 삼성전자 등도 동일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상당수의 보조금은 집행되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러트닉 장관이 인텔 지분 10%를 정부가 취득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서 미국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이번 계획은 전례 없는 창의적인 발상이다”라고 말했다.

루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인텔의 경영에 간섭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방안은 대기업을 향한 미 정부의 영향력이 새로운 단계로 확대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기업 지분을 취득한 사례는 과거 경제 불확실성 시기에 자금 지원과 신뢰 확보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있었다.

비슷한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일본 신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면서 투자 축소나 해외 이전, 공장 폐쇄 등을 대통령 동의 없이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황금주(golden share)’ 약속을 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도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만 전체 과정은 루트닉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상무부는 527억달러 규모의 CHIPS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관할하며, 반도체 연구와 공장 건설에 지원금을 제공한다.

상무부는 2024년 말 삼성전자(47억5000만달러), 마이크론(62억달러), TSMC(66억달러)와 관련한 보조금을 최종 확정했다.

루트닉 장관은 6월 일부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재협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지원이 “과도하게 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마이크론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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