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은 한국형 아닌 글로벌 AI”…톱3 강국 도약 포부 [AI 2025]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본부장 인터뷰
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삶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AI 기업들의 활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I 2025' 기획에서는 국내 주요 AI 기업을 선정해 각 사가 추구하는 차별화된 전략과 핵심 가치를 조명한다. 혁신을 이끄는 주역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편집자 주]
"가장 잘 준비된 컨소시엄, 고성능 AI 모델 개발, 풀스택 AI 생태계 조성을 통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겠습니다."
'가장 잘 준비된 컨소시엄'…K-엑사원 시너지 확대 기대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은 정예팀 선정 이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 5개 팀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LG AI연구원을 주축으로 꾸려진 컨소시엄에는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를 비롯해 슈퍼브AI, 퓨리오사AI, 프렌들리AI,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에이드, 한글과컴퓨터, 뤼튼테크놀로지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파트너사들과 함께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울러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특히 모델 구조 설계, 비용 효율적인 학습·추론 기술 등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해 ‘K-엑사원’에 적용하고 있다.
김유철 부문장은 "엑사원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경험이 풍부한 기업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됐다”며 “선행 기술과 데이터 확보가 완료돼 불필요한 준비 없이 핵심 개발에 바로 착수할 수 있다는 점이 LG 컨소시엄의 강점이다”라고 소개했다.
LG AI연구원은 이미 신약 및 소재 개발, 수요 예측, 비전 검사, AI 컨택센터(AICC)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LLM ‘엑사원’을 활용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엔터프라이즈 AI ‘챗엑사원(ChatEXAONE)’이 사무직 임직원의 65% 이상인 5만명 이상에게 활용되고 있으며, 해외 법인과 자회사로도 확산 중이다.
김 부문장은 “B2B(기업간거래)·B2C(기업·소비자거래)·B2G(정부간거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대표 기업들이 모여 풀스택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누구나 이 생태계를 활용해 파생 모델을 만들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술력 입증…"'한국형 AI' 넘어 글로벌서 승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최신 LLM ‘엑사원 4.0’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성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AI 성능 분석 전문 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 평가에 따르면 엑사원 4.0은 한국 모델 가운데 1위, 글로벌 10위권에 올랐다. 특히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오픈 웨이트 모델 ‘gpt-oss-20B’와 비교 평가에서도 앞선 성적을 거뒀다.
김 부문장은 LG AI의 차별점으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선행 기술 및 데이터 확보를 통한 실행력, 글로벌 최신 모델 대비 95% 성능에 만족하지 않고 100% 이상을 지향하는 도전 정신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 딥시크 모델처럼 적은 투자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LG 엑사원 역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코딩, 수학 등에서도 대형 모델과 견줄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형 AI’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LG는 AI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데이터 품질을 강조한다. 김유철 부문장은 “학습 데이터 사용에 있어 NEXUS 등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제도를 철저히 지켜 저작권과 개인정보, 법적 문제를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석·박사급 인재 대상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자 인턴십’과 대학생 대상 개방형 인턴십을 통해 차세대 AI 인재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실제 산업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며 "앞으로도 AI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철 부문장은 "엑사원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활용 가능한 개방형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서비스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기업들이 생태계를 통해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미국과 중국의 AI 주도권 경쟁 속에서 우리는 틈새를 공략해 ‘글로벌 톱3 AI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K-엑사원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교육과 산업 전반에 활용되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