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삼성전자에 H20 부품 생산 중단 요청

2025-08-22     이광영 기자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앰코테크놀로지 등 H20 AI 칩 관련 부품 공급업체에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미국 매체 인포메이션은 22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에 H20 사용을 자제하라고 통보한 직후 엔비디아가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H20은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보다 성능이 낮은 모델로 화웨이와 캄브리콘 등 중국 기업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에 저사양 AI 칩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다만 관련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중국 기업은 자국 기술 자립 정책의 일환으로 국산 칩을 우선 채택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최근 여러 기업에 제한된 성능의 반도체 칩 사용을 제한하라는 통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H20 칩의 보안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다. 앞서 미국 정부 관계자는 H20에 위치 추적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2일 대만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국 정부가 H20 칩의 보안 위험을 제기한 것에 놀랐다”며 “해당 제품에는 위치 추적 기능이나 백도어가 없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이날 차세대 루빈 칩 논의를 위해 TSMC를 방문했으며, H20 후속 제품의 중국 출시 여부는 미국 정부 결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인포메이션 보도와 관련해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망을 관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H20은 군사용이나 정부 인프라용 제품이 아니며,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포메이션 보도가 H20 신규 생산 중단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미완성 제품 재고와 관련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금지 조치로 55억달러 규모 칩을 상각했다. 이후 황 CEO는 수출 금지 일부 철회가 손실 회복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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