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 동결… 부동산·가계부채 불안에 '관망'

2025-08-28     한재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해 성급한 인하는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를 열었다/한국은행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한은은 올 상반기 두 차례 금리를 내리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으나, 7월과 8월 내리 금리를 묶으면서 관망모드에 들어갔다. 정부가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조였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가계대출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국회 기재위에서 “대책 이후 일부 진정은 확인됐지만 서울 지역의 집값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추세적 안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외 요인도 한은의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금리차가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환율 불안과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어 한은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이유다.

소비 심리 개선은 동결 결정을 정당화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1.4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경 집행 효과와 관세 불확실성 완화로 내수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0%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인하 필요성은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10월 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추경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9월 FOMC 결과가 확인된 이후라야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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