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낮추던 한은, 0.9%로 모처럼 상향… 추경 효과

2025-08-28     한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소폭 상향했다.

한국은행 전경/한국은행

한은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를 반영해 지난 5월보다 0.1%포인트 올려잡았다.

한은은 그동안 성장률 전망을 2023년 11월 2.3%에서 지난해 5월 2.1%, 같은 해 11월 1.9%, 올해 2월 1.5%, 5월 0.8%로 줄곧 낮춰왔다. 상향 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앞서 “1·2차 추경이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망치(0.9%)는 IMF와 KDI가 제시한 0.8%보다는 높고, OECD와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평균 전망치인 1.0%에는 못 미친다. 정부가 제시한 수준과는 같다.

한은은 소비자심리지수 상승과 민간소비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 효과는 이미 반영됐고, 31조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효과가 이번 전망치에 추가됐다. 

대외 변수로 지목된 미국 관세 불확실성은 이번 전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했던 ‘기본관세 10%, 품목관세 25%’ 수준에서 최근 협상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동결됐다. 이로써 한국 경제는 2년 연속 2% 미만 성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졌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지만, 한은은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에는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물가 압력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0%로, 내년은 1.8%에서 1.9%로 각각 0.1%포인트 높였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 선에 근접하고, 폭염과 폭우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 요인이 확대된 점이 반영됐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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