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 둔화… AI 거품론 재점화되나

2025-08-28     권용만 기자

엔비디아가 호실적에도 데이터센터 전체 매출 성장이 시장의 눈높이를 채우지 못하며 AI 거품론이 재조명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발표한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총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대비로는 56% 성장한 467억달러(약 64조8663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부분에서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성장폭은 이전 몇 분기 대비 줄었으며 특히 GPU 등 데이터센터의 컴퓨트 칩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전망으로 매출 540억달러(약 75조222억원), 매출총이익률은 일반회계기준 73.3% 정도를 제시했다.

엔비디아 본사 전경 / 엔비디아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2분기 총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대비 56% 증가한 467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회계기준(GAAP) 매출총이익률은 72.4%로 전년 대비로는 2.7%p(퍼센트포인트) 떨어졌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1.9%p 올랐다. 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 추세는 지난 1분기의 12%, 2025회계연도 4분기의 12%, 2025 회계연도 3분기의 17%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이번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일반회계기준 72.4%, 비일반회계기준(non-GAAP)에서는 72.7%를 기록했다. 이전 분기와 비교하면 일반회계기준 11.9%p, 비일반회계기준으로는 11.7%p 차이가 있는데, 이는 이전 분기에 중국 시장에 H20 GPU의 판매가 제한되면서 1분기 55억달러(약 7조6395억원)의 손실을 실적에 반영했었기 때문이다. H20 GPU는 최근 미국 정부에 판매 수익의 15%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중국 수출 허가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기간 동안 중국 시장에서 H20 판매가 없었고, 기존 H20 재고를 중국 이외 고객에게 약 6억5000만달러(약 9027억원)어치 판매해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어치의 수익을 냈다고 언급했다. 이 실적을 제외한 경우의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은 72.3%로 소폭 낮아진다. 지난 분기와 이번 분기의 H20 관련 실적을 모두 제외한 경우의 매출총이익률은 72.3%로, 전 분기 같은 조건의 71.3% 대비 1%p 높아졌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예상으로는 중국 시장의 H20을 모두 제외한 조건에서 540억달러(약 74조9196억원) 매출과 일반회계기준 적용시 73.3%, 비일반회계기준 적용시 73.5%의 매출총이익률을 제시했다. 매출 측면에서는 이번 분기 대비 15.6% 성장한 수준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남은 기간동안 70% 중반대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GPU / 엔비디아

2026회계연도 2분기 데이터센터 영역의 매출은 411억달러(약 57조221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분기 대비 5%, 전년 대비 56% 성장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거대언어모델(LLM)이나 추천 엔진, 생성과 에이전틱 AI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시장의 강한 수요가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제품의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하며, 향후 데이터센터 영역 매출의 50%까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 중 컴퓨트 영역의 매출은 338억달러(약 46조8873억원)로, 전년 대비로는 50% 높아졌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 떨어졌다. 이런 매출 감소가 나타난 이유로는 H20의 중국 수출 제한 측면이 꼽혔다. 반면 네트워킹 영역은 73억달러(약 10조1265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8%, 전 분기 대비 46% 성장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래픽 영역의 매출 또한 성장세를 보였다. 먼저, 게이밍 부분 매출은 약 43억달러(약 5조9667억원)로, 전년 대비로는 49%, 전 분기 대비로는 14% 성장했다. 전문가용 그래픽 영역은 전년 대비 49%, 전 분기 대비 14% 성장한 약 6억달러(약 8325억원)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로보틱스 영역은 약 5억8600만달러(약 8131억원)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69%, 전 분기 대비 3% 성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에 대해 매출과 주당 이익, 다음 분기 실적 예상까지 모두 예상을 웃돈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에서 최근 주목되는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27일 181.6달러(약 25만2000원)으로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장외 거래에서는 3.14% 떨어진 175.9달러(약 24만4100원) 가량을 나타내고 있다.

권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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