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경제효과·7.8만명 고용창출”…SK, 하이퍼스케일 AI DC 첫 삽

2025-08-29     울산=김광연 기자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 등과 함께 우리나라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 ‘SK AI DC 울산’ 기공식을 개최했다. SK와 AWS의 투자를 통해 향후 30년간 7만8000명 이상 고용과 25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SK는 이 데이터센터를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 관계자들이 29일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울산’ 기공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SK

 

‘하이퍼스케일’ AI 인프라, 울산에서 첫 삽

29일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김형근 SK에코플랜트 CEO 등 SK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신재원 AWS 코리아 전무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공적인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한 향후 사업 협력을 다짐했다. 

SK AI DC 울산은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고전력, 냉각, 네트워크 역량을 갖춘 DC로 서버랙(Server Rack) 당 20~40킬로와트(㎾)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고집적 GPU를 활용하는 첨단 정보기술(IT) 인프라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고성능 서버를 운용하기 때문에 냉각 용량 또한 일반 데이터센터의 4~10배 이상인 서버랙 당 40~100㎾의 용량이 필요하다.

SK AI DC 울산은 AI 컴퓨팅 특화 구조 및 시스템, 초고집적 랙 밀도, 공랭+수랭식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안정적인 네트웍 구축 등에 있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설계돼 기존 데이터 센터 대비 높은 성능과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SK AI DC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의 산업 혁신과 르네상스를 이끌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AI 인프라 투자를 통해 관련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의 AI 전환이 울산 산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 관계자는 이날 기공식 이전 울산 SK 클린에너지복합단지(Clean Energy Complex·CEC)에서 열린 SK AI DC 울산 관련 브리핑에서 "SK AI DC 울산은 국내 최초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다"라고 말했다. 통상 50메가와트(MW) 이상 DC를 하이퍼스케일급으로 분류한다. 올해 3분기 착공해 2027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SK AI DC 울산은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특화된 고전력, 냉각, 네트워크를 갖춘 DC이다"며 "기존 DC는 랙당 5~10㎾가 소비되나 SK AI DC 울산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으로 랙당 20~40㎾ 이상 전력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김두겸(왼쪽) 울산광역시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9일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울산’ 기공식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SK

 

SK그룹 총력전… 디지털 제조혁신 거점 노린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에코플랜트, SK가스, SK케미칼, SK멀티유틸리티, SK하이닉스, SK AX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가 참여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환경·에너지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해 그룹 역량이 총결집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텔레콤은 이번 SK AI DC 울산을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전국 AI 인프라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슈퍼 하이웨이는 AI DC, 서비스형 GPU(GPUaaS), 에지 AI(Edge AI)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축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이날 울산광역시와 AI DC 구축 및 고객사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협력, 향후 기가와트(GW)급 AI DC 클러스터 확장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 AI DC 울산의 인프라 구축은 SK에코플랜트가 맡았다. 이 회사는 ▲최적 공법 제안 ▲핵심 설비 시공 전략 수립 ▲사전 인프라 구축 ▲전력·공조·통신 안정성 확보 ▲냉각시스템 효율화 등을 포함한 체계적 사전 검토를 수행했다. 공사비 및 공사 기간 최적화와 리스크 최소화 등을 통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초기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ICT, 반도체, 에너지 등 SK그룹 계열사와 협업해 AI DC 솔루션 내재화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료전지 기반 전력 공급 시스템을 통해 대규모 전력망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전원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고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 기술(WHRC: Waste Heat Reuse Chiller)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AI DC와 인접한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MU) 등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SK가스에서 공급하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반으로, SK MU 발전소에서 한국전력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LNG 열병합 발전을 통해 온실가스를 절감하며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도 가능하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 AI DC 울산은 단순한 건물 구축이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라며 “SK는 앞으로도 책임감 있는 동반자로서 끝까지 울산과 대한민국의 AI 강국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9일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울산’ 기공식에서 말하고 있다. / SK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SK AI DC 울산 구축은 지역 산업 혁신의 구심점이자 아시아태평양 AI DC 허브로 도약할 기회”라며 “울산시와 SK그룹이 협력해온 전략적 기반 위에 AI DC 클러스터라는 신산업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근 SK에코플랜트 CEO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AI 관련 인프라 구축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SK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 실현은 물론 국가 차원의 AI DC 클러스터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는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에 이은 네 번째 퀀텀 점프로 삼고 있다. 6월에는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SK-AWS 울산 AI DC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앤디 제시 아마존 CEO를 처음 만나 SK그룹의 역량을 소개하며 사업의 물꼬를 텄다. 당시 그는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DC 구축·운영·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도 드문 기업”이라며 “AWS가 동북아에 구축하려는 AI 전용 DC의 최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제시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실무진도 올해 5월까지 30여 차례 대면과 화상 회의를 통해 양 측간 협의를 이어갔다.

울산=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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