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은행 예대금리차 지적… “가산금리 살펴달라”

1일 예금보호한도 상향 맟줘 은행 영업점 찾아

2025-09-01     한재희 기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첫 날 직접 은행 영업점을 찾아 금융권에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에 자신감과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화답해 달라”며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의 높은 예대금리차를 두고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는데 은행권에서만 예대마진 기반의 높은 수익성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금보호한도 1억원 시행 첫 날인 1일 오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영업점을 방문해 예금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뉴스1

권 부위원장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해 예금 상품에 실제 가입해 보고, 제도 시행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조치로 예금보호 범위는 기존 5000만원에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까지 확대된다. 안내문과 로고가 통장 및 홍보물에 표시되고, 은행 직원은 이를 설명한 뒤 고객 확인을 받아야 한다.

권 부위원장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대응했던 실무 책임자로서 예금보험제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다”며 “24년 만의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보호한도 1억원 시행으로 예금자의 재산을 더 두텁게 보호하고 분산 예치의 불편이 줄어들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회사는 영업의 핵심인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며 “금융회사가 납부하는 예금 보험료라는 ‘씨앗’만이 아니라 예금자 보호제도라는 ‘토양’ 위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들도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혁신기업과 미래 성장산업에 물줄기가 뻗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현장에서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의 높은 예대금리차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는데 은행권에서만 예대마진 기반의 높은 수익성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되는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예대 금리 차가 지속된다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금융권 스스로 가산금리 수준이나 체계를 살펴봐달라”며 “대한민국이 성장하려면 금융권도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 생산적 분야로 자금 공급돼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제시됐다. 권 부위원장은 대출 갈아타기 제도, 중도상환 수수료 개편,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금융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제도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자금 이동 현황도 관리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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