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보험사 내부통제 미이행시 무관용”
1일 보험사 CEO 간담회 개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을 지적하며, 최고경영진이 책무구조도에 따라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매출이나 수익성에만 치중해 상품 개발 단계의 내부통제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생명보험협회에서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그는 보험의 본질이 소비자 보호에 있음을 거듭 강조하며 “가입은 쉽지만 보험금은 받기 어렵다”는 시장 인식이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상품 설계는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피해를 낳고, 의료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은 치료비까지 보장하는 실손보험의 경우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과잉의료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 내용을 합리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고객의 신용·민감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를 철저히 준수할 것도 당부했다.
보험산업 건전성과 관련해서는 “보험산업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업종인 만큼 어느 업종보다 건전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등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ALM 관리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ICS 기본자본 규제 도입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와 관련해서는 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원장은 IFRS17 도입 이후에도 일부 세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원칙에 맞게 정비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그는 IFRS17 시행 이후 판매 경쟁 과열과 상품 쏠림 심화로 불완전판매, 부당 갈아타기 등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설계사 스카우트와 과도한 수수료 지급, 부실 GA의 불건전 영업 행태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방송·온라인 등을 통한 과도한 광고가 소비자 불안을 자극해 가입을 유도하는 행태도 도마 위에 올리며, 광고 기획·심의 단계에서 사전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보험산업이 장기자금을 공급하며 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만큼 앞으로도 첨단산업·SOC 투자와 ESG 연계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최근 추진되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고령층 노후소득 지원의 사례로 꼽았다.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직업·소득·장애 여부에 따른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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