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픈AI·구글에 도전장… '시리'를 챗GPT처럼 업그레이드
내년 봄 출시 목표 iOS 인터넷 검색 공간으로 만들기로
애플이 내년에 자체 인공지능(AI) 기반 웹 검색 도구를 출시해 오픈AI와 퍼플렉시티 AI와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각) 애플이 내부적으로 ‘월드 널리지 앤서스’(World Knowledge Answers)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이를 AI 음성 비서 시리(Siri)에 통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기술을 웹 브라우저 사파리와 아이폰 홈 화면 검색 기능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로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 서비스를 오랫동안 지연된 시리 개편의 하나로 여기며 내년 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능의 핵심은 시리와 애플의 운영체제를 사용자들이 인터넷 전반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챗GPT, 구글 검색의 AI 오버뷰 등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들 업체와 경쟁이 예상된다.
새로운 시리의 기반 기술은 구글에서 제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시리 강화를 위해 구글이 개발한 AI 모델을 평가하고 테스트하기 위한 공식 계약에 이른 상태다. 애플의 새 검색 경험은 단순히 텍스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 동영상, 지역 명소 등 다양한 형식을 하나의 결과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기존 시리가 제공하는 것보다 결과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기반 요약 시스템도 제공한다.
현재 시리는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으나 일반 상식 검색이나 복잡한 질의에 대한 답은 구글이나 챗GPT의 결과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 2011년 출시 당시 혁신적이었던 시리가 이제 AI 분야에서 애플의 약점을 상징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시리 개편에서는 개인 데이터와 화면의 콘텐츠를 활용해 질의응답을 강화하고 음성으로 기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린우드(Linwood)’와 ‘LLM 시리’라 불리는 기술 개편이 AI 검색 기능의 토대를 마련한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최근 직원 회의에서 “이번 전면 개편 작업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당초 계획보다 훨씬 큰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내년 상반기 시리·AI 검색 개편 외에도 시리의 시각적 디자인 변경과 2026년 유료 헬스 웰니스 구독 서비스용 건강 AI 에이전트 출시를 준비 중이다. 홈 디바이스에 대화 능력을 강화하는 업데이트도 추진한다. 개발 과정에서 퍼플렉시티 등에 대한 인수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퍼플렉시티 인수는 접고 자체 검색 제품을 통해 경쟁하기로 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