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황금기 맞은 美… 비결은? '시장 맞춤형 제도'

UDC2025서, 美 정책 경쟁력 확인

2025-09-05     윤승준 기자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맞추려 해서는 혁신을 장려할 수 없다”

폴 앳킨스(Paul Atkin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난 5월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원탁회의에서 디지털자산에 맞는 규제 프레임을 설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UDC2025/업비트

미래 금융의 핵심으로 부상한 디지털자산이 본격적인 제도화 문턱에 섰다. 비트코인 ETF의 승인, FIT 21(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법), 지니어스 법(GENIUS Act), 클래리티 법(Clarity Act) 등을 거치면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애킨스 위원장이 말한 ‘네모난 못’에 맞는 ‘구멍’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그가 말하고자 한 건, '규제란 산업을 위축시킬 수도 있지만, 도약을 견인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 아니었을까. 올해 열리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5)에서는 네모난 못에 맞는 네모난 구멍을 만들기 위한 디지털 자산 규제와 관련된 의미 있는 담론이 펼쳐질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 황금기…미국 정책에 쏠린 눈

2025년은 디지털 자산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 키워드가 금융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변화에 발맞춰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도 괄목할 만한 성장 중이다.

5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거래 이용자 수는 970만 3775명으로 상반기 대비 25%나 증가했으며, 일평균 거래 규모는 7조3000억원에 달한다.

황금기의 시작은 미국의 정책 변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크립토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본격적인 친(親) 디지털 자산 행보에 나섰다. 취임 두 달 만에 대통령 직속 ‘디지털 자산 시장 워킹 그룹’을 신설,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법안(Strategic Reserve)을 추진하며 세계 금융의 판도를 흔들었다.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9일 개최되는 이번 UDC 2025에서는 미국의 정책 현황, 변화 과정 및 배경을 점검하고, 규제 명확성이 디지털 자산 산업 발전과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UDC 자료 사진/업비트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 자리에

연사의 면면을 보면 이번 행사의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다. UDC 2025의 핵심 세션 중 하나인 ‘디지털 자산 황금기의 미국 정책’에는 미국 디지털 자산 규제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포진했다.

예컨대 ▲미국 정부 주도의 디지털 자산 태스크포스(TF)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산드라 로(Sandra Ro) 글로벌 블록체인 비즈니스 협의회(GBBC) 대표 ▲수 년 간 미국 국세청(IRS) 디지털 자산 분야 수석 고문(Senior Advisor)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민사·형사 사건을 담당한 트리시 터너(Trish Turner) 크립토택스걸 세금 디렉터·에셋 리얼리티 공공부문 부사장 ▲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을 거치며 금융 서비스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온 케빈 바테(Kevin Batteh) 델타 스트래티지 그룹(Delta Strategy Group) 파트너 등이 바로 그들이다.

UDC2025 참여 연사 /업비트

디지털 자산의 미래를 엿보는 아젠다

UDC 2025의 “디지털 자산 황금기의 미국 정책” 세션은 디지털 자산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아젠다들로 채워져 있다. 패널들은 ▲최근 미국 디지털 자산 규제와 관련된 주요 입법 성과 ▲현 규제 방향이 직면한 과제와 비판 ▲미국 행정기관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비트코인 전략비축 계획(Bitcoin Strategic Reserve Act)의 의미 ▲디지털 산업 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이번 세션은 규제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이 교차하는 자리로 디지털 자산의 미래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자들은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공동 태스크포스 구성, 미 국세청(IRS)의 납세 가이드라인과 세수 결손 대응 방안, 디지털 자산 브로커 신고 규정(digital asset broker reporting rules) 등 각종 정책 사례들을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블록체인 주도권 흐름과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트렌드를 조망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DC 2025는 오는 9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다. 2018년 처음 시작된 이래 누적 참가자 수 약 3만명을 기록,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 최대 축제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