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구제 외면”…이훈기 의원, SK텔레콤 비판 수위 높여

2025-09-05     김광연 기자

이훈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의 ‘위약금 면제 연장’ 권고를 공식 거부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번 SK텔레콤의 결정은 사실상 피해자 구제를 외면한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이훈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하고 있다. / 이훈기 의원실

앞서 통신분쟁조정위는 8월 21일 SK텔레콤에 ▲연말까지 이동통신 해지 위약금 전액 면제 ▲유선상품(인터넷·IPTV 등) 해지 시 위약금 50% 보상 등을 직권 조정으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9월 4일까지였던 의견서 제출 기한을 넘기면서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국민 피해를 외면하고 기업 책임을 회피한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로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조정 수락을 거부했다. 이훈기 의원은 “그간 벌어들인 천문학적 이익과 턱없이 부족한 보안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에만 1조82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도 약 1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보보호 투자액은 652억원으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KT는 1250억원, LG유플러스는 82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또 “국민 개인정보와 안전에는 최소한의 비용만 쓰고 최고경영자 보수는 업계 1위다”라며 유영상 사장이 올 상반기에만 26억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한 점을 지적하고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 대표가 받은 보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연이은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9월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이 이런 사태의 배경은 아닌가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며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과징금 한도 역시 개정이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 수준으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의원은 SK텔레콤에 ▲위약금 면제 기한 연말까지 연장 ▲실질적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보안 투자 확대 ▲공식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며 “국민을 기만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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