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인재를 연결하는 ‘면접관의 시선’ [새책]

10인의 전문면접관이 전하는 인재를 알아보는 탁월한 관점

2025-09-06     이윤정 기자

면접관의 시선

권창호·이호정·박혜화·이다인·한진아·박남현·김진혁·최보인·양승원·이상미 외 지음 | 리커리어북스 | 384쪽 | 1만8000원

"면접은 단순한 채용 절차를 넘어,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조직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취업 시즌이 돌아오면 수많은 준비생들이 ‘정답 같은 답변’을 외우고 면접장에서 그 답을 쏟아낸다. 그러나 그 순간 건너편에 앉아 있는 면접관의 눈은 과연 무엇을 보고 있을까. 출판사 리커리어북스가 펴낸 '면접관의 시선'은 바로 이 의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현직 면접관 10인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풀어낸 이 책은 지원자들이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면접관의 마음속 풍경을 드러낸다.

서문과 프롤로그에서 강조되듯, 면접은 짧은 시간에 사람의 역량과 진심을 파악해야 하는 고도의 심리적 과정이다. 면접관은 단순히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채점하는 심판자가 아니다. 잘못된 판단은 조직의 손실일 뿐 아니라 한 사람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저자들은 면접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책임감이라고 말한다.

책 속 이야기는 구체적이다. 퇴직 후 새로운 커리어로 면접관에 도전한 권창호의 불안, 초보 면접관이 겪는 심리적 압박을 분석한 이호정의 사례, 좋은 질문의 힘을 탐구한 네 명의 면접관 경험담, 전문성과 브랜딩을 무기로 한 자기 성찰, 그리고 외부 면접관으로 활동하며 발견한 변하지 않는 면접의 본질까지 각 장마다 면접 현장에서 나온 살아 있는 고민과 해법이 담겨 있다.

'면접관의 시선'은 독자층을 한정하지 않는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지원자의 답변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실제 평가 기준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실전 가이드가 되고, HR 담당자와 관리자는 공정한 채용을 위한 매뉴얼로 활용할 수 있다. 퇴직 후 제2의 커리어를 모색하는 이들에게는 ‘전문면접관’이라는 새로운 직업 세계를 소개하는 길잡이가 된다.

책의 부제는 '조직과 인재를 연결하는'이다. 이는 면접관을 단순한 평가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조직의 미래를 잇는 가교로 재조명하겠다는 의지다. 

'면접관의 시선'은 취업 시장을 위한 요령집이 아니다. 오히려 면접이라는 제도가 품고 있는 긴장과 책임, 그리고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회적 성찰에 가깝다. 질문을 던지는 자리와 답변을 내놓는 자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이 책이 전하려는 가장 큰 메시지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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