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로 글로벌 팬덤 시장 뚫겠다” [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서소영 콘콘 대표 인터뷰
콘텐츠 산업 성장에 따라 굿즈(MD) 시장도 함께 커졌다. 하지만 굿즈 제작은 여전히 콘텐츠 IP 보유 기업과 팬덤 모두에 진입장벽이 높다. 디자인부터 발주, 제작, 포장(패키징), 유통까지 전 과정이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업체를 매번 새로 찾아야 하는 것부터가 일이다. 시장이 커질수록 이런 불편은 더 커진다.
IT조선이 만난 콘콘은 굿즈 제작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병목을 없애려는 스타트업이다. 2021년 대학생이던 서소영 대표가 창업한 계기 역시 굿즈 제작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디지털 전환은 당연한 수순”
콘콘은 굿즈 제작 올인원 플랫폼 ‘오즈의 제작소’와 IP 기반 굿즈를 직접 제작·유통하는 ‘유니버스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서소영 대표가 ‘오즈의 제작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대학 창업 동아리 활동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창업을 꿈꿨다는 서 대표는 대학 시절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굿즈 제작의 복잡함을 체감했다.
당시 창업 동아리 내 여러 팀이 각자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제작 단계에서 포기했다. 굿즈 제작 업체의 홈페이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이 복잡했던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를 경험한 서 대표는 기획, 디자인, 발주, 유통 등 굿즈 제작 전 과정이 디지털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서소영 대표는 “대학교에서 많은 활동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굿즈 제작과 인연이 계속 있었다”며 “뱃지를 만들든 스티커를 만들든 제작하려면 전문 지식이 필요하고 홈페이지 UI도 복잡해 진입장벽이 크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건 온라인 전환이 당연한 수순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오즈의 제작소’다. 오즈의 제작소는 굿즈 컨설팅부터 디자인 의뢰, 굿즈 제작, 패키지 제작, 풀필먼트까지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 대표는 오즈의 제작소를 ‘굿즈 제작에 특화된 공급망관리(SCM) 플랫폼’이라고 소개한다. 어떤 굿즈든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비효율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재 넥슨, T1, 롯데월드, 서울특별시교육청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IP 직접 발굴한 유니버스존으로 확장
오즈의 제작소는 콘콘이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게 만든 서비스다. 기업도 굿즈 제작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직원 14명쯤의 콘콘은 현재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전체 매출의 99%가 마케팅 없이 자발적으로 유입되는 ‘인바운드’로 발생한다. 제작 요청 품목은 인형류, 스티커, 키링, 아크릴, 의류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서 대표는 고객의 70% 이상이 판매 목적의 굿즈 제작을 의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곧 유니버스존 사업 확장의 근거가 됐다. 유니버스존은 캐릭터 IP를 활용한 굿즈 플랫폼이다. 인기 이모티콘, X(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서 떠오르는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굿즈를 제작해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콘콘이 유망 IP를 발굴하는 기준은 ‘팬덤의 반응’이다. 리트윗(RT) 수나 조회수만으로는 부족하고, 굿즈 구매로 이어질 ‘코어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서 대표는 “특정 캐릭터를 SNS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는 사람들처럼, 굳이 안 해도 되지만 좋아서 하는 사람들”을 코어팬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스존은 이런 팬덤을 겨냥해, 오즈의 제작소에서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한다. 오즈의 제작소가 굿즈 제작·유통을 디지털로 전환한다면, 유니버스존은 팬덤 반응을 빠르게 비즈니스로 전환한다.
서소영 대표는 “굿즈만 하더라도 관련 사업 아이템이 정말 많다고 본다”며 “미국이나 멕시코 같은 곳에서는 중국이나 베트남산 굿즈를 많이 수입하는데, 이런 시장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굿즈 제작 과정의 불편함을 가장 잘 해결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편하게 굿즈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며 “좋은 IP를 발굴해 굿즈를 한 번 잘 터트려 보는 게 두 번째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