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 “스테이블코인, 화폐주권 아닌 금융주권 문제” [UDC 2025]
대표 취임 후 첫 공식석상… 미래 비전 전략 발표 “업비트,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핵심 유통역량 갖춰”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금융주권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의 유통역량과 블록체인 인프라 확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면 각국은 통화 주권이 위협받는다며 걱정을 하고 있으나 이것은 단순히 화폐 주권 문제가 아니라 금융 주권 즉 금융 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퍼지게 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월렛, 체인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대중들에게 퍼져 이를 통해 지급결제, 여·수신,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모두 웹(Web)3 기반의 서비스로 바뀌게 된다는 의미다.
오 대표는 “구글이 한국에 들어올 때 검색서비스로 들어왔으나 이제는 사람들이 구글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활용해 일을 하는 것과 같다”며 “또 기존 금융서비스를 사용 못 하는 전 세계 13억명의 인구도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돼 웹3 금융 서비스는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 혁명과 AI 혁명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의 공격으로부터 우리가 수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면 블록체인 혁명에서는 우리의 힘을 잘 활용해 충분히 공세적 포지션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현 방안을 두고 오 대표는 스테이블 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이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한 유통역량에 달려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90조~230조원에 이르는 반면 결제 핀테크사에서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1조6000억원에 그친다.
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한 유통인데 업비트는 작년 기준 현물거래 금액이 1740조원으로 국내 1위 거래소일 뿐 아니라 글로벌로도 4위 안에 드는 거래량을 가지고 있다”며 “업비트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한다면 한국 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미국 거래소와 비교해 보면 파생 상품 거래가 불가하고 내국인만 가입이 가능하며 법인 거래도 시범적으로만 허용돼 있는 등 사업 영역 측면에서 불리한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에서 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글로벌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안정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지원이 가능한 금융 친화적 블록체인인 ‘기와체인’, 웹2·웹3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와월렛’, 사업자가 디지털자산을 주고받을 때 확인된 계정에 대해서만 입출금하는 솔루션인 ‘베리파이 바스프’, 법인·기관 특화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인 ‘업비트 커스터디’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 대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바탕으로 체인, 지갑, 트래블룰솔루션, 커스터디 등 미래의 금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서 아시아, 그리고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 금융 모델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고 이분야말로 우리 역량을 가지고 글로벌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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