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속 업무 전용 환경” 틸론 디아더스페이스 DaaS 서비스 [리뷰]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목적 지향형’ 공간, 그래픽 가속 지원은 옵션
이제는 ‘1인 1PC’를 넘어 목적에 따라 한 사람이 여러 대의 PC와 디바이스를 쓰는 시대가 됐다. 목적에 따라 PC 환경을 분리하면 설정과 데이터들이 섞이지 않고, 여러 계정과 서비스 사이에서 자칫 실수할 여지를 줄일 수 있다는 데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목적에 따라 PC를 구매하고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물리적, 비용적, 관리 측면 모두에서 번거롭고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Desktop as a service)’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가상화와 원격 데스크톱, 서비스형 모델이 결합된 DaaS 서비스는 사용자별로 분리된 가상 머신 환경과 운영체제까지 사용에 필요한 기본 환경 전반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된다는 데서 일반적인 가상 머신에 원격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 또한 물리적으로 PC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공간과 비용, 관리 부담이 적고, 한 대의 PC에서 여러 환경을 사용할 때보다 보안 등에 대한 위험도 적다.
틸론소프트(이하 틸론)의 ‘디아더스페이스(TheOtherSpace)’는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로 제공되는 ‘서비스형 데스크톱’ 서비스다. 언뜻 보기엔 기존의 가상 머신을 원격 데스크톱으로 연결한 것 같지만, 이를 개인 사용자 수준까지 기간에 맞춰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로의 차별점이 생겼다. 또한 윈도와 맥OS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나 iOS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네트워크 품질 대비 사용자 경험이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이다.
원격 데스크톱과 가상화, VDI와도 다른 ‘DaaS’
틸론의 ‘디아더스페이스’ 서비스는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을 표방한다. 이 ‘DaaS’는 생소해 보일 수 있겠지만 기술적 구성 자체는 생소할 것이 없다. ‘DaaS’를 구성하는 개념들이 부분적으로 사용된 사례들도 우리 주위에서 그리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DaaS는 가상화된 개인 사용 환경을 서비스 포털과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가상화 기술과 사용자 서비스 포털, 사용자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클라이언트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DaaS 서비스들과 결과적으로는 비슷해질 기술들과 몇 가지 차이가 생긴다. 먼저, DaaS는 가상화 기술을 근간으로 해, 물리적 PC나 가상 머신에 원격 접속하는 것과 결과적으로는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DaaS는 가상화 환경과 비교하면 단순히 계정을 만들고 비용을 지불해 사용하는 ‘서비스’로서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와 비교하면 VDI는 조직 내부에서의 활용을 전제로 하지만, DaaS는 외부 서비스에서의 활용을 전제로 하는 차이가 있다.
틸론은 DaaS 서비스에서의 경쟁 우위로 ‘포털’과 ‘클라이언트’를 꼽는다. 같은 가상화 기술과 원격 제어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이를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환경에서 원활히 접근,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데서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클라이언트와 호스트 사이의 원활한 화면 전송 뿐만 아니라 외부 장치와의 연결, 데이터의 암호화 등 다양한 요소가 모두 포함된다. 한편, 가상화 기술 측면에서도 가상화 기반의 VDI와 DaaS에 가상화된 GPU를 접목하고 이를 클라이언트로 온전히 보낼 수 있게 구성하는 것은 제법 까다로운 기술이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익숙하게 사용했던 물리적인 PC 환경과 비교해 DaaS 서비스의 활용은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장점들이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안정성’과 ‘보안’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데이터가 원격의 서버에 저장되고 관리되는 만큼, 개인 사용자의 PC가 고장나거나 분실, 파손되는 등의 돌발 상황이 벌어져도 작업 데이터는 영향이 없다. 또한 데이터가 관리 범위 밖으로 넘어가는 일도 막을 수 있어, 정책 설정에 따라서는 자료 유출 등의 사고를 막는 데도 효과적이다.
좀 더 나아가면, 디바이스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부분도 있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면 윈도 기반 PC나 맥 기반 환경은 물론이고, 안드로이드나 iOS 등의 모바일 환경에서도 윈도 기반의 업무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 PC의 사양과도 관계없이,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능만 갖췄다면 실제 작업 성능은 로컬 PC와 상관없이 서비스의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
DaaS 서비스의 이러한 특징은 기업의 업무 환경이나 교육, 공공 등에서 다양한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일단 언제어디서든 표준화된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어, 수많은 디바이스들이 혼재된 환경의 관리와 표준화에 대한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사용자에 따른 데이터 관리와 유출, 손실 등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관련 업계들이 모여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산하에서 ‘DaaS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 DaaS 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불안 요소도 있다.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네트워크’다. 언제나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확보할 수 있다면 로컬 PC 환경에 손색없는 환경을 누릴 수 있지만,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하다면 화면 끊김이나 반응성 측면에서 사용자 경험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맞을 것이고, 네트워크 연결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불안 요소는 ‘그래픽’인데, 서비스를 위한 가상화 기술의 구성에 따라서는 그래픽 가속 기능에 제약이 있다. 이 경우 최신 운영체제의 그래픽 사용 환경 경험 측면에서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
틸론의 DaaS 서비스인 ‘디아더스페이스’는 틸론 홈페이지에서 계정을 만들고 서비스를 신청해 사용할 수 있고, 개인용과 기업용으로 나뉜다. 현재 사용 가능한 서비스 유형은 사양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기본적인 문서와 업무 작업을 위한 ‘고(Go)’는 4개 가상 CPU코어와 8기가바이트(GB) 메모리, 100GB 저장 공간 구성이고, ‘부스트(Boost)’는 4개 가상 CPU 코어와 16GB 메모리, 300GB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하이퍼(Hyper)’는 8개 가상 CPU 코어와 16GB 메모리, 500GB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서비스 비용은 연간 구독 할인 적용 기준 ‘고’가 4만1400원, ‘부스트’가 5만8500원, ‘하이퍼’가 9만2700원이다.
이 ‘디아더스페이스’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는 ‘엔지니어링’ 상품이 있다. 월 17만4600원에 제공되는 ‘엔지니어링’ 상품은 16개 가상 CPU 코어와 32GB 메모리, 1테라바이트(TB) 저장 공간과 함께 가상화된 vGPU 형태의 GPU 가속 기술과 3GB의 그래픽 메모리가 제공된다. 다른 상품에는 없는 GPU 가속 기능이 제공돼 더 부드러운 화면 움직임과 영상, 3D 그래픽은 물론 AI 워크로드 처리까지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상위 서비스 등급으로 준비 중인 ‘AI’는 32개 가상 CPU 코어와 128GB 메모리, 2TB 저장 공간과 10GB 메모리의 GPU 가상화 구성 등을 갖춰 추후 선보일 예정이다.
디아더스페이스 서비스를 위한 클라이언트 ‘스페이스링커(SpaceLinker)’는 윈도, 맥OS, 안드로이드, iOS 등 네 가지 환경의 지원이 제공된다. 서비스를 사용할 때 사용자의 디바이스에서는 전송되는 화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므로 직접 처리할 때보다 성능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다. 제법 낡은 안드로이드나 iOS 디바이스들도 클라이언트로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다.
수준급 기본 성능 제공, 그래픽 가속 지원은 옵션
서비스 유형 중 이번에 체험한 사양은 8개 가상 CPU 코어와 16GB 메모리, 500GB 저장 공간을 갖춘 ‘하이퍼’다. 서비스 이용은 디아더스페이스 홈페이지에서 로그인한 뒤 사용하고자 하는 가상머신을 확인하고 접속 버튼을 누르면 된다. 접속은 전용 연결 프로그램을 불러와 실행하는 형식이다. 초기 이미지 설정은 몇 초 정도만에 빨리 생성되고, 운영체제와 주요 오피스 프로그램 정도가 기본 설치돼 있지만, 기본 운영체제 이외에는 프로그램에 사용자의 라이선스를 적용해야 한다.
디아더스페이스의 가상 머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서버에서 ‘하이퍼-V(Hyper-V)’ 가상화 환경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가상 머신은 인텔 제온 골드 6226R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해 8쓰레드 정도를 할당했다. 운영체제는 ‘윈도 서버 2025 스탠더드’ 버전으로 확인되는데, 일반적인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일부 서드파티 소프트웨어에서는 버전에 따른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물론 업무용으로 설치되는 프로그램들이 잘 관리된다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디아더스페이스의 ‘하이퍼’ 서비스까지는 GPU 가속이 지원되지 않는다. 일상적인 문서나 웹서핑 작업 자체로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웹 브라우저나 오피스 작업 환경, 윈도 기본 환경까지 GPU 가속 효과가 기본 적용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GPU 가속이 없는 만큼 영상 감상 등에서는 아쉬움이 나타나고, 일부 소프트웨어나 테스트는 실행할 수 없다. 이러한 부분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환경을 잘 검증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화면 해상도는 창 모드에서 2560x1600 정도까지 설정할 수 있고, 풀 스크린은 이와 상관없이 디바이스의 해상도에 맞춰진다. 화면 배율은 가상 환경 내의 설정이 아니라 접속하는 디바이스의 설정에 따라 반영되는 모습으로, 별도 설정 없이도 편안한 화면 설정이 이어지는 부분이 편리하게 느껴진다. 네트워크 전송 효율은 대단히 인상적인 모습으로, 풀HD(1920x1080) 정도 해상도에서 일반적인 문서 작업에서의 화면 전환 정도는 거의 5Mbps 이하의 대역폭으로 충분한 모습이다.
8개의 가상 CPU 코어가 할당된 디아더스페이스 ‘하이퍼’ 서비스는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긱벤치(Geekbench) 6.4’에서 싱글 코어 1270점, 멀티코어 4464점을 기록했다. 싱글 코어 점수는 사용된 프로세서의 세대와 특성을 생각했을 때 무난한 수준이고, 멀티코어 점수는 PC에서의 4코어 8쓰레드와 실제 8코어 할당 사이의 성능으로 보인다. 가상 환경에서 ‘8 vCPU’를 할당했을 때, 이 vCPU 코어가 물리코어를 독점하는지 하이퍼쓰레딩 기술로 만들어진 쓰레드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특히 독립형이 아닌 공유형 인프라 구성일 때는 계산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소프트웨어들에서의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오피스 생산성 테스트에서는 3119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성능 수치로는 일반적인 문서 작업들에서는 쾌적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수준이다. 최신 버전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화면 처리나 연산에까지 GPU 가속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은 손해보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충분히 실용적인 수준이다. PC의 전반적인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의 경우 그래픽 지원 문제로 익스프레스 테스트만 가능했는데, 3312점으로 실용적인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한편, 디아더스페이스의 연결 프로그램 ‘스페이스링커’에는 기대 이상으로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을 잘 맞춘 모습이 눈에 띈다. 사용자의 디바이스에 설치된 USB 메모리 디바이스를 디아더스페이스의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고, 사용자 디바이스의 내장 저장 공간을 디아더스페이스의 공유 폴더 형태로 연결해 손쉬운 파일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틸론의 DaaS 서비스 ‘디아더스페이스’는 지금까지 많은 사용자와 조직들이 고민했던 ‘IT 환경 관리’에 대한 부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존재다. ‘원격 데스크톱’과 ‘가상화’ 기술은 이미 충분히 성숙한 기술이지만, 이 모든 기술들이 ‘서비스’ 수준에서 결합되면 다른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개별 사용자 수준으로까지 구매 가능한 서비스 옵션은 기존에 가상화 기반 원격 데스크톱이나 VDI 솔루션 등을 고민했지만 막대한 초기 비용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소규모 조직들에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 줄 솔루션이다.
한 대의 PC로 업무와 개인 영역을 넘나들던 사용자들에겐 이 ‘디아더스페이스’가 업무와 일상을 완벽히 분리할 ‘또 다른 공간’으로의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업무 환경을 위해 특정 운영체제 기반의 기기만 사용해야 했던 경우에도, 디아더스페이스 서비스는 이를 넘어선 ‘선택의 자유’를 제시해줄 수 있을 존재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 서비스는 지금까지 IT 장치 관리와 유지보수, 보안 관리 등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존재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면, 기업의 업무용 PC 지급을 계정 지급 하나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다양한 PC 활용 환경 모두를 ‘DaaS’가 대체할 수 있을 상황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클라이언트 환경에서 그래픽 가속 처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AI PC 시대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등장하면서 DaaS 시장에도 기술 복잡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 실질적인 ‘상시 연결’ 시대라지만 ‘상시 연결’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디아더스페이스 또한 기술과 상품 구성 등에서 향후 이런 PC 환경 변화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