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체류 단속 현장에 현대차 직원 빠진 이유는
미국 정부가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HL-GA 배터리’ 공장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 현대차 소속 직원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의 대규모 단속으로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 47명이 구금됐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이 46명, 인도네시아 국적이 1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업체 직원 168명도 함께 구금됐다.
현대차 인력은 한 명도 단속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HL-GA 공장의 현장 특성과 인력 배치 구조 때문이다. HL-GA 공장은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한 전문 시설로 건설 단계에서는 공정 설비 구축과 시공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가진 LG에너지솔루션 직원과 설비 설치·전기·기계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 및 협력업체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
반면 완성차 제조 중심의 현대차 인력이 현장에 상주할 필요가 적다. 또 현대차 소속 직원 대부분은 합법적 비자를 갖춘 주재원이었다. 이에 따라 단속이 이뤄지더라도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직원들이 상주 대신 출장 형식으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ICE 단속망을 비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자진 출국 형식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쯤 전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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