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세제개편 악재 '훌훌'

3314.53 마감… 2021년 3305 넘어서 외국인 1.4조원 순매수 상승장 견인

2025-09-10     윤승준 기자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주식시장 훈풍과 함께 그간 발목을 잡았던 세제 개편안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54.48포인트 상승한 3314.53을 나타내고 있다. / 뉴스1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68% 상승한 3314.66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21년 7월 6일 기록한 종전 역대 최고치인 3305.21을 9포인트 이상 넘어선 수치다. 장중 기준으로도 이날 3317.77까지 치솟으며 2021년 6월 25일 올린 3316.08을 넘어섰다. 이날 상승 마감하며 코스피는 석 달 만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1조4596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일일 기준 최대 순매수 규모다. 이달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조1000억원이 넘는다. 기관도 이날 9674억원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은 2조3884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을 실현했다. 9~10일 이틀간 팔아치운 개인의 순매도만 3조4000억원이 넘는다.

종목별로 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3곳(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KB금융이 7.01%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SK하이닉스가 5.56%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그다음 신한지주 3.3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3%, 삼성물산 2.18%, 삼성전자 1.54% 등의 순이었다. 

상승세는 대내외 호재가 닥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미국 3대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다시 되돌릴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기준) 최종 결정은 11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나올 예정이나 이미 시장은 그 대주주 양도세 이슈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원안 35%에서 기존에 시장이 기대했던 25% 수준으로 제시될 가능성 상존하고 세제 개편안 절충안의 현실화 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한국 주식시장 횡보의 원인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움직임에 대한 우려와 세제개편안 등 정책에 대한 실망감, 오픈AI 샘 올트먼 CEO의 ‘AI 버블론’ 발언으로 촉발된 AI 의구심이었지만 세 요인 모두 완화된 상황”이라며 “정책 기대감이 무너져 피해를 봤던 증권, 지주 등의 반등이 지속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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