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바이두, 자체 AI칩으로 엔비디아 대체 시험 가동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칩을 활용해 AI 모델 훈련을 시작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각)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올해 초부터 소규모 AI 모델 훈련에 자체 칩을 투입해왔다. 바이두 또한 ‘쿤룬 P800’ 칩을 활용해 자사 AI 모델 ‘어니(Ernie)’의 최신 버전 훈련을 실험 중이다.
미국 정부가 첨단 AI 칩의 대(對)중국 수출을 지속적으로 제한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자국산 AI 칩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기업들에게 ‘국산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AI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프로세서에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의 자체 칩이 이미 엔비디아 H20과 경쟁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했다. 실제 해당 칩을 사용해본 알리바바 직원 3명은 H20과 경쟁할 만큼 성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움직임이 중국 기술과 AI 생태계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며 “이 변화는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엔비디아 의존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두 기업 모두 최신·최고 성능의 AI 모델 개발에는 여전히 엔비디아 칩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칩은 H20으로, H100이나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중국산 대체 칩보다는 여전히 우월한 성능을 보인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경쟁이 확실히 시작됐다”며 “우리는 전 세계 주류 개발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