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T 지위 격하’ 여파… 규모 축소한 에듀테크 기업들 [르포]
18일부터 20일까지 코엑스에서 ‘2025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 열려
“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는 ‘교과서’라는 메인 교재에 AI라는 정교한 기능과 다양한 기술적 산업군이 들어오기 위해 필요한 콘셉트였다.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 확실히 선생님들의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로 4회를 맞은 ‘2025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는 ‘AX(AI 전환)로 에듀테크의 지평을 넓히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18일부터 20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AIDT의 지위 격하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예상했으나, 다양한 에듀테크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교육기관 관계자 및 학생들로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똑똑! 수학탐험대(이하 똑똑수학)’라는 AI 기반 초등수학수업 지원시스템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똑똑수학은 공교육 최초로 도입된 AI 서비스로, 지난 2020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개발한 후 현재의 KERIS로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 현재 전국 약 6900개 초등학교·7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AIDT의 영향으로 AI를 활용한 학습 도구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똑똑수학은 올해 사용량이 더욱 늘었다.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운영한 서비스 중 학교 현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서비스라는 게 KERIS 측 설명이다.
이강호 KERIS AI교육본부 책임연구원은 “해당 시스템은 AI교과서의 가능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며 “현재는 여건상 초등 서비스로만 운영하지만, 중등용까지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육 최전선에서 일하는 교사들을 위한 AI 솔루션도 있었다. 테크빌교육이 지난 15일 출시한 학교 업무 특화 AI 솔루션 ‘마이클’이 그 주인공이다. 해당 솔루션은 가정통신문 및 교과 수업안 자동 생성, 회의록 요약, 생활기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작성 등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한 공교육 맞춤형 AI 에이전트다.
나이스(NEIS) 연계의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챗GPT·제미나이(Gemini)·클로드(Claude) 등 글로벌 거대언어모델(LLM)을 모두 제공한다. 생성된 모든 문서는 직접 수정하거나 AI 에이전트를 통해 편집할 수 있으며, 한글문서(HWP)와 PDF를 모두 생성할 수 있다.
김역 테크빌교육 이사는 “실제로 학교에서 일했던 교사 출신 직원들이 만든 솔루션이라,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보였다”며 “향후 ‘소버린(주권) AI’ 등 다양한 AI 모델이 추가될 수 있도록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듀테크 업계의 큰 화두였던 AIDT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독 부스로 참석했던 천재교육·교과서, 비상교육, YBM, 아이스크림미디어, 동아출판, 지학사 등은 ‘한국교과서협회공동관’ 부스로 참여했다. 모두 AIDT 지위 격하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해당 부스에는 교과서라는 명칭 대신 새로운 브랜드명인 ‘AIDT 교육자료’가 사용됐다. 지난달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AIDT가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지위가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부스에 참가한 한 교육기업 관계자는 “AIDT라는 공통점이 있는 기업들이 한 부스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I 및 디지털 교육 솔루션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통신 상태 불량 등 체험 오류 현상이 지속 발생했다.
한편, ‘2025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는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오는 20일까지 개최된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