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의학 발표 예고한 트럼프… 어떤 내용 공개하나

자폐증 원인 연구 발표 전망 타이레놀·류코보린 금지할 듯

2025-09-22     김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상 의학적으로 가장 큰 발표’를 예고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선DB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우리가 자폐증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놀라운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내용을 사전에 검토했으며 발표 기자회견이 22일 백악관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에는 임신 중 특히 초기 단계에서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파라세타몰) 사용이 아이의 자폐증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휘 아래 보건 당국은 최근 마운트사이나이병원 아이칸의대,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의 리뷰 논문 등 기존 연구를 면밀히 검토해왔다. 열이 나지 않는 한 임산부가 초기에는 타이레놀 사용을 삼가도록 하는 권고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타이레놀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로, 그동안 주요 의학 학회들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다고 가이드라인에 명시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선행 연구를 토대로 경고를 내릴 경우 산모와 의료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발표에서는 자폐증 치료 가능성이 거론되는 약물 ‘류코보린’(성분명 폴리네이트칼슘)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류코보린은 원래 엽산(비타민 B9) 결핍증 치료나 항암제 부작용 완화를 위해 처방되지만 최근 일부 이중맹검·위약 대조 임상시험에서 자폐 아동의 언어 및 의사소통 능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관찰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식품의약국(FDA)은 이 약효를 어떻게 표현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미국 내 자폐증 발병률 상승을 우려해왔으며 올해 들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마티 머캐리 FDA 국장, 제이 바타차리아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 관련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 4월 내각 회의에서 “9월까지 자폐증 유행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연구 과제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의학계 다수는 자폐증의 주된 원인이 유전적 요인이라는 점과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미 행정부의 발표를 비판할 전망이다. 타이레놀 복용 경고나 류코보린 효과에 관한 발표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떤 파급을 낳을지 주목된다.

김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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