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26일 총파업"… 주 4.5일제·임금인상 주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6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노조는 주 4.5일 근무제, 임금 5% 인상 등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은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이는 수개월간 이어진 교섭에서 사측이 끝내 책임 있는 답을 내놓지 않은 결과"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전면 도입 ▲임금 5% 인상 ▲신입사원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한다. 올해 3월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제출한 뒤 금융산업사용자협회와 3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금융노조는 전날(23일) 오후 2차 대대표 교섭이 결렬되자 총파업을 확정했다. 지난 1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율 97.1%, 찬성률 94.98%를 기록했다. 은행권 총파업은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수익은 해마다 확대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배당은 늘렸지만 그 이익은 노동자의 희생과 고객의 불편 위에 쌓인 것"이라며 "금융산업의 성장은 노동자를 갈아넣어 만들어낸 왜곡된 성장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 역시 여전히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금융지주의 이익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매년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업의 변수는 주요 시중은행인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의 참여여부다. 이들이 참여하게 된다면 은행 영업점 업무 차질은 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바일·비대면 금융 거래가 일상화 된 상황에서 영업점 파업의 실효성은 미지수다. 오히려 은행원 채용 축소, 영업점 축소 등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이미 직원 1인당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귀족 노동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파업을 향한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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