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AI로 ‘콘텐츠 혁신’ 경쟁… 금융도 ‘MZ 눈높이’ 겨냥
신한證 ‘싱송생송’ 직장인 감성 저격 AI 음악 콘텐츠 공개 삼성證 유튜브 광고 캠페인, 유안타證 AI 달력 공모전 전개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을 앞세워 MZ세대 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금융서비스가 딱딱하다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음악·영상·공모전 등 오락성을 결합한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 경험 혁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 ‘알파TV’를 통해 AI 기반 음악 콘텐츠 시리즈 ‘싱송생송’ 네 번째 편을 공개했다. 햄스터들이 공연 무대에서 해바라기씨를 나눠 먹으며 직장인 회식 문화를 유쾌하게 풍자한 영상이다.
앞서 공개된 세 편은 ‘월급날’ ‘팀장님 없는 날’ 등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AI로 구현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김수영 신한투자증권 홍보본부장은 “‘싱송생송’은 전 과정에 AI를 활용한 콘텐츠로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참신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주식 장인(匠人)’을 주제로 한 광고 캠페인을 유튜브에서 전개하며 53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투자자들이 국내외 주식시장을 ‘국장’, ‘미장’이라 부르는 점에서 착안해 ‘주식시장의 장(場)을 읽는 장인’ 콘셉트를 구현했다. AI 영상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K컬처 요소까지 결합해 금융광고에 전통과 유머를 입혔다. 삼성증권은 광고 콘셉트와 연계해 ‘주식불장’ 패키지, 온라인 이벤트 등 참여형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상상 챌린지 : 내 머릿속 생각을 작품으로!’ 달력 그림 공모전을 열고 151점의 AI 기반 작품을 접수받았다. 최종 선정된 13점은 내년 달력에 반영해 고객과 임직원에게 배포한다. 유안타증권은 ‘AI 동반경영’을 모토로 업무 혁신과 고객 서비스를 아우르는 AI 기반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이 같은 행보가 단순 홍보를 넘어 디지털 기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겨냥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과거 리포트·세미나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나 MZ세대 투자자들이 익숙한 유튜브·SNS 채널에서 금융을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정보의 질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참여 경험’을 끌어내는 콘텐츠가 앞으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