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생산적금융, 사회 선순환 제고… 금융권 자발 참여 기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전환을 두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권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또 금융당국 내부 쇄신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조직 문화와 정책 방향 전반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역할과 시장이 함께 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느끼는 부담을 소통을 통해 점검하면서 규제 완화가 가능한 부분은 풀고, 정책적으로 필요한 것은 설득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권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에서 은행권의 적극적인 출연금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자본규제 비율 완화 등이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 여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자본규제 완화와 같은 현장에서 필요한 규제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은) 강제가 아니라 은행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부채 증가와 경기 침체로 차주들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배드뱅크를 통해 재기를 돕는 것은 사회의 선순환과 금융권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드뱅크는 다음 달 1일 협약식에서 세부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조직개편안에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 제외된 이후 향후 쇄신 등 계획에 대해서는 “금융 대전환을 하려면 우리 스스로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 자성을 통해 초심을 되찾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29일) 오전 금감원장과 만나게 된 것도 행정과 감독 전반에서 다시 한번 자성하고 쇄신을 해보자는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며 “조직 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놓쳤던 부분, 미흡했던 부분이 없는지 돌아보고 이 기회를 통해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당국 조직개편 철회 이후 첫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의 각오로 금융 행정과 감독 전반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유능한 조직이 돼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공무원이 됐을 때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를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위가 과거 내부 시각에 매몰돼 있었다”며 “앞으로는 금융 소비자와 사회적 약자를 더 바라보며,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중심으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계부채와 추가 규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안정화 방안을 이미 마련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산업 지원과 관련해선 “석유화학 업종 지원은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당한 기반이 마련된다면 금융기관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방은행 문제와 관련해 “국민성장펀드의 40%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지역 균형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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