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이버 복원력·데이터 주권… 퓨어스토리지가 한국 시장에 던진 세 가지

‘퓨어//액셀러레이트 2025 서울’ 개최

2025-09-30     이윤정 기자

“데이터 주권은 이제 단순한 규제 준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비즈니스 리스크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회복 불가능한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

글로벌 스토리지 전문기업 퓨어스토리지가 30일 잠실 시그니엘 호텔에서 연례 컨퍼런스 ‘퓨어//액셀러레이트 2025 서울(Pure//Accelerate 2025 Seoul)’을 열고 인공지능(AI), 사이버 복원력, 데이터 주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차세대 전략을 제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이번 행사에는 주요 고객과 파트너 약 1000명이 등록하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전인호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 / 퓨어스토리지

전인호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는 단순한 IT 자산이 아니라 기업 혁신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대형 데이터센터 화재를 언급하며, 수백 개 서비스가 일시에 중단된 사건이 “데이터를 어디에 두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는지가 기업 생존의 기준”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 지사장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과거에는 단순한 마케팅 용어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실제로 고민하는 현실적 과제”라며 클라우드·온프레미스·엣지를 아우르는 데이터 이동성과 보안, 복원력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AI 확산 속에서 데이터 주권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 인프라에 저장되는 데이터는 해당 국가 규제를 따를 수밖에 없고, 이는 새로운 리스크로 기업의 평판과 고객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해법도 제시됐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업들이 모든 퍼블릭 클라우드를 배제하거나 반대로 리스크를 무시하는 이분법적 접근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서비스와 데이터 세트의 중요도에 따라 전략적 리스크 평가를 진행하고, 핵심 워크로드는 주권형 환경에 배치하는 한편 덜 민감한 기능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규제 대응과 혁신,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한국은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네이버·카카오 같은 토종 클라우드 사업자가 존재하는 드문 환경”이라며 “이 같은 조건은 글로벌 대비 데이터 주권 대응 역량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라튜시 카레 퓨어스토리지 APJ 시스템 엔지니어링 AVP가 글로벌 데이터 주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 퓨어스토리지

이날 행사에서는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글로벌 동향도 소개됐다. 프라튜시 카레 퓨어스토리지 APJ 시스템 엔지니어링 AVP는 시드니공과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9개국 업계 리더들의 92%가 지정학적 변화가 데이터 주권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답했고, 85%는 대응 부재가 고객 신뢰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숀 한센 코어 플랫폼 사업부 VP 겸 GM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클라우드 핵심 전략과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퓨어스토리지

플랫폼 전략 발표에 나선 숀 한센 코어 플랫폼 사업부 VP 겸 GM은 “퓨어스토리지는 데이터 이동성과 민첩성을 보장해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AI 혁신을 빠르게 실현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퓨어스토리지가 제안하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클라우드’가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일관되게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대규모 환경에서 데이터 저장과 관리를 제공하며, 모든 환경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거버넌스를 지원한다.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클라우드를 통해 블록, 파일, 오브젝트 데이터가 정책 기반으로 관리·통제되며, 모든 시스템과 사이트는 공유 가상 레이어를 통해 용량과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모든 데이터는 단일 콘솔에서 제어되어 운영 단순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고객 성공 사례 발표에 나선 람다256 기술연구소장(사진 왼쪽)과 김영석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상무 / 퓨어스토리지

고객 사례로 나선 람다256 오재훈 연구소장은 블록체인 데이터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직면한 과제를 소개했다. 람다256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운영에서 비용 급증과 데이터 복구 지연이라는 문제를 겪었다. 방대한 온체인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최소 4개의 노드를 운영해야 했고, 데이터셋 복구에도 수 일이 걸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람다256은 퓨어스토리지의 서비스형 스토리지(STaaS) 솔루션인 에버그린//원(Evergreen//One™)을 도입했다. 그 결과 스토리지 사용량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규모 데이터셋도 신속히 복구할 수 있어 블록체인 노드 서비스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재훈 연구소장은 “AI와 블록체인 산업은 데이터 신뢰성이 곧 비즈니스 성공과 직결된다”며 퓨어스토리지 플랫폼이 제공하는 안정성과 단순화된 관리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전인호 지사장은 “이제는 스토리지를 보지 말고 데이터를 봐야한다. 데이터가 어떻게 이동하고, 어떤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앞으로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