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내라"… 보험사, 내부 역량 강화에 AI 활용
국내 보험업계가 단순 업무 자동화 단계를 넘어 전사 차원의 인공지능(AI) 전략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직원 역량 강화와 현장 중심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AI를 조직 운영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최근 사내 경진대회와 전사 전략 발표 등을 통해 AI 활용을 넓히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말 ‘AI 아이디어톤’을 열고 현업 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AI 활용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개발자가 아닌 직원들이 생성형 AI와 노코드 툴을 활용해 실질적인 개선안을 제안하고 경쟁하는 공모전 형태로 총 37개 팀 100여 명이 참여했다.
대상은 ‘구매 AI Co-Pilot(AI 코파일럿)’을 제안한 총무팀이 차지했다. 회사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에서 더 나아가 구매 과정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확보해 비용 절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멀리 있는 기술이 아닌 즉시 활용 가능한 업무 도구로 이번 아이디어톤을 통해 내재화된 임직원의 AI 역량을 고도화하고 보험 서비스 전 영역으로 확장해 고객 편의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여의도 이노베이션홀에서 ‘AI Next Horizon 2026(AI 넥스트 호라이즌 2026)’을 개최하고 전사 AI 전략을 공개했다.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수개월간 현업 부서와 디지털부서가 함께 마련한 중장기 로드맵을 임직원과 공유한 것이 특징이다.
전략에는 ▲GA 영업지원시스템 AI 3단계 도입 ▲보험금심사 혁신 ▲데이터 기반 언더라이팅 어시스턴트 ▲AI 중심 상품개발 체계 ▲계리 업무 고도화 등이 포함됐다.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일즈포스가 참여해 글로벌 AI 트렌드와 업무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김재식 대표이사 부회장은 “AI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일과 조직을 변화시키는 현재의 필수 도구”라며 “중장기 전략 수립 과정에서 도출된 과제를 실행해 모든 임직원이 AI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생명도 지난달 중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경진대회’를 열었다. 고객 경험 개선과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주제로 임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 혁신 사례를 제안하고 경쟁하는 방식이다.
농협생명은 이번 대회를 단순 경연이 아닌 학습과 협업의 장으로 설계했다. 임직원들이 AI 도구를 자발적으로 체득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무로 연결하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손남태 디지털사업부장은 “AI는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임직원의 창의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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