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잘못?" 이승건 토스 대표, 불난 카카오에 부채질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다. 15년 만의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용자 반발을 사면서 업데이트를 지휘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글이라서다. 이승건 대표가 초대 토스뱅크 대표이사를 역임한 홍민택 CPO를 옹호하는 모양새라서다.
1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스답게 일하는 문화의 핵심은 보고받는 임원이 아니라 실제 실무자들이 회사를 대표하는 결정을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사’라는 평을 듣는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의 책임이 이를 지휘한 홍민택 카카오 CPO가 아니라 카카오 실무자에게 있다는 말로 들린다.
이승건 대표는 “실무자가 회사를 대표하는 결정을 한다는 것이 비바리퍼블리카에 자리잡은 실제 지배문화여서 임원도 특정 실무자의 업무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며 “그런 전제 없이 임원의 강력한 의견 개진만 있는 악성 탑다운 문화는 토스가 일하는 방식과 하등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군가의 결정이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결과가 되더라도 이를 비난·조롱하는 게 아니라 불행한 결과를 공동 결정으로 인식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승건 대표의 이번 발언을 홍민택 CPO 옹호발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 참사 관련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 홍민택 CPO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블라인드에는 홍민택 CPO 조직만 카카오 전사 조직이 사용하는 카카오 워크, 카카오 아지트 대신 슬랙을 사용하는 등 소통 없이 하나하나 지시만 했다는 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 이승건 대표의 이번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팀원들보다 연봉을 더 받는 임원이 책임은 나누려 하냐는 식이다.
토스 관계자는 “사내 업무용 메신저에도 같은 글을 올린 만큼 외부 상황을 염두하고 쓴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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