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경량형 ‘비전 에어’ 접고 스마트 글래스로 방향 전환

2025-10-02     김동명 기자

애플이 차세대 혼합현실(MR) 기기로 준비하던 ‘애플 비전 에어(Vision Air)’ 개발을 사실상 보류하고, 메타(Meta)의 인공지능(AI) 글래스에 맞서 스마트 글래스(안경형 기기)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메타(Meta)의 인공지능(AI) 글래스에 맞서 스마트 글래스(안경형 기기)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AI 생성 이미지

메타가 안경 전문 브랜드 레이밴(Ray-Ban)과 손잡고 AI 글래스를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자, 애플이 방향을 급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비전 프로(Vision Pro)의 저가·경량 버전으로 기획했던 ‘비전 에어’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애플 글래스(Apple Glasses)’를 비롯한 여러 안경형 AR 기기를 개발하는 데 자원을 집중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애플 내부 로드맵은 ▲2025년 M5 칩 기반 비전 프로 ▲2027년 1세대 애플 글래스 ▲2028년 차세대 비전 프로 및 XT 시리즈 스마트 글래스 등이 순차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특히 애플 글래스는 아이폰과 연동되는 디스플레이 없는 모델과,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 두 가지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이미 스마트 글래스를 200만 대 이상 판매하며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레이밴 디스플레이(Ray-Ban Display)’ 모델은 AI 기능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에서는 “헤드셋형 AR·VR 기기보다 안경형 기기가 일상 활용도가 높아 시장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역시 아이폰과의 연계를 통한 생태계 확장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에서 구글, 오픈AI, 메타보다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있어 AI 음성 인터페이스, 전력 효율, 경량화 등 기술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무게중심을 헤드셋에서 스마트 글래스로 이동시키는 신호”라며 “애플이 아이폰과 연결된 글래스로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면, 메타와는 다른 생태계 락인(lock-in)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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